"판매중, 5세 아동 순종적"…재판서 드러난 IS 만행

입력 2026-03-18 19:23
"판매중, 5세 아동 순종적"…재판서 드러난 IS 만행

파리서 이라크 야지디족 학살 가담 프랑스인 재판

IS, 야지디족 여성·소녀 납치해 성노예 판매…2천명 여전히 실종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10여년 전 이라크 소수 민족 야지디족에 자행한 추악한 만행이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 중인 재판에서 드러났다.

18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파리 중죄법정에서 야지디족 학살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프랑스인 이슬람 성전주의자(지하디스트) 재판이 궐석으로 열리고 있다.

야지디족은 이라크 북부 신자르 지역에 거주하던 소수 민족이다. 쿠르드어를 사용하며 조로아스터교(배화교)와 기독교, 이슬람의 교리가 혼재된 고유의 전통 종교를 믿는다.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인 IS는 야지디족이 이단이라는 이유로 2014년 8월 신자르를 침공해 조직적이고 잔인한 학살과 납치를 저질렀다.

12세 이상의 남성과 소년들은 여성과 분리한 뒤 개종을 거부하면 현장에서 총살하거나 참수했고, 6천명 이상의 여성과 어린 소녀를 납치해 성노예로 매매했다. 납치된 소년들은 IS 훈련소로 보내져 테러범이나 소년병으로 길러졌다.

파리 법정에서는 증거 자료들을 통해 이 만행의 단면이 공개됐다.

'칼리프국 병사 전용 시장'이라는 텔레그램 그룹의 채팅방에선 야지디족이 물건처럼 판매됐다.

지하디스트가 모인 이 채팅방에서 약 6세 정도의 야지디족 소년 사진과 함께 "아이 판매. 최고가"라는 글이 올라오자 한 참여자는 "그 아이를 150달러에 판다고?"라고 되묻는다. 글을 올린 사람은 "알라께서 보답하시길.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려"라고 답한 뒤 "(값을) 더 주실 분 있느냐"고 적었다.

2015년 12월∼2016년 9월 이 채팅방에는 유사한 글들이 대거 올라왔다.

"판매 : 5세 아이, 순종적이고 차분함", "노예 여성, 20세, 자녀 없음", "10세 노예, 가격 7000", "7∼10세 아이 구함", "10세 정도 된 어린 노예, 처녀, 아랍어 가능, 가격 제안해 주실 분?" 등등 믿을 수 없는 글들이 쏟아졌다.



이 텔레그램 채팅방 내용은 한 야지디족 남성이 사법 당국에 제공했다. 그는 자기 민족이 겪은 학살을 기록하고 IS의 노예 거래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 텔레그램 채팅방 세 곳에 잠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린 소녀들이 가장 비쌌는데, 9천∼1만4천 달러에 달했다"며 "이는 이들이 성적 착취 대상으로 이용될 걸 전제로 한 가격이었다. 9세 정도의 아이들은 성적 착취가 가능한 대상으로 간주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6∼7세 아동은 약 4천달러 정도였는데, 일부 중개상은 이들이 성적으로 성숙할 때까지 집에서 키우는 걸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증인은 IS가 종교 문헌을 근거로 이런 만행을 정당화했다고 주장했다.

예언자 시대에 한 남성이 '사비야(성노예)'를 신발 한 켤레와 교환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실제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한 지하디스트가 "누구 아디다스 신발 한 켤레와 사비야를 교환해 줄 사람 없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IS는 인신매매를 위한 매뉴얼도 만들었다.

2014년 가을 IS의 종교학자 위원회가 32개의 문답 형식으로 발간한 한 매뉴얼에 따르면 "포로를 소유하자마자 바로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가 처녀라면 즉시 성관계할 수 있다. 아니라면 먼저 자궁이 비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답했다.

"노예를 때리는 게 허용되는가"라는 질문엔 "허용된다. 골절을 유발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라고 규정했다.

사건을 수사한 프랑스 국내보안국(DGSI) 수사관은 IS가 이를 통해 야지디족의 혈통을 끊고, 칼리프국(IS 참칭한 국가)의 인구 지속성을 보장하며 잠재적 조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종교적 차원에서 간통이 될 수 있는 상황을 피하도록 해줬다고 증언했다.

증인으로 나온 야지디족 남성은 자신이 구축한 네트워크 덕분에 56명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IS에 의해 노예로 전락한 6천명 중 약 2천명은 여전히 행방불명 상태다.

칼리프국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 연합의 작전에 2019년 3월 근거지를 완전히 잃고 해체됐다. 그러나 IS 잔당들은 여전히 이라크와 시리아 곳곳에 남아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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