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레저] 호주 '옐로우 테일'은 값싸기만 한 와인일까
뉴사우스웨일스 와인의 재발견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대형마트 와인 코너에 가보면 캥거루가 그려진 노란 라벨의 '옐로우 테일' 와인을 쉽게 볼 수 있다.
옐로우 테일은 호주를 대표하는 가성비 좋은 와인으로 각인돼 있다. 그러나 오로지 대중 와인으로만 인식한다면 절반만 안다고 할 수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관광청은 1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한국 시장 대상 2026년 관광 전략과 비전'을 소개한 뒤 와인 시음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NSW가 지닌 다양한 와인 산지의 스펙트럼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 뉴사우스웨일스 와이너리, 호주 와인의 출발점
행사에서 가장 먼저 소개된 것은 NSW 빅 리버스 지역 기반의 옐로우 테일이다.
옐로우 테일은 호주 와인 브랜드 가운데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대량 판매되는 와인으로 손꼽힌다.
조현철 소믈리에는 옐로우 테일의 경쟁력이 단순한 '저가 와인'에 있지 않다고 강조한다.
가격 대비 안정적인 품질을 구현하는 기술력, 즉 대량 생산 구조 속에서도 품질을 유지하는 역량이 브랜드 성공의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생산 역량이 미국 시장 진출로 이어졌고, 동시에 호주 중저가 와인 시장을 견고하게 만든 기반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NSW주는 14개의 공식 와인 산지를 보유한 지역이다. 호주 최초의 포도 재배는 NSW주의 시드니 코브에서 시작됐다.
시드니 코브는 호주 와인의 출발점이자 다양한 스타일을 아우르는 핵심 산지로서 독자적인 위상을 지니고 있다.
◇ 호주 와인의 대명사 헌터밸리
NSW주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가장 오래된 생산 와인 산지로 여겨지는 헌터밸리다.
따뜻하고 습한 기후에서도 높은 산도와 낮은 알코올, 오크를 배제한 날렵한 드라이 화이트를 만들어내는 점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레몬과 라임 같은 시트러스 향이 또렷하고, 숙성되면 벌꿀과 토스트 뉘앙스로 깊이를 더한다.
헌터밸리의 시라즈 역시 일반적인 호주 시라즈의 이미지와는 결이 다르다.
진하고 묵직하기보다 중간 수준의 바디감에 절제된 알코올, 흙내음과 향신료가 살아 있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고기 요리뿐 아니라 구운 채소, 연어, 굴 같은 음식과도 의외의 균형을 낸다.
◇ 떠오르는 새 강자 툼바룸바
하지만 지금 NSW주에서 더 흥미로운 이름은 오렌지 지역과 툼바룸바 지역이다.
시드니 서쪽 내륙의 오렌지는 해발 600∼1천390m에 이르는 고도 덕분에 호주에서도 손꼽히는 고지대 와인 산지가 됐다.
이곳은 포도는 낮에는 햇빛을 충분히 받고 밤에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산도를 품는다.
이런 환경은 향이 또렷한 화이트 와인에 적합하다.
오렌지가 최근 떠오르는 고지대 와이너리라면, 툼바룸바는 앞으로 더 주목할 와인 산지라 할 수 있다.
남부 NSW주에 자리한 이 지역은 서늘한 기후와 많은 강수량을 지녔고,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가 특히 강하다.
상당수 포도가 탄산 와인용으로 쓰일 만큼 상큼한 느낌을 준다.
호주 와인이 화이트와 탄산, 피노 누아 쪽으로 시선을 넓혀가는 흐름 속에서 툼바룸바의 가치도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NSW주 와인의 매력은 한 주 안에 여러 기후가 공존한다는 데 있다.
◇ NSW관광청 "전쟁 여파 없는 호주로 오세요"
한편 NSW관광청은 앞선 행사에서 한국 시장을 겨냥한 2026년 전략도 함께 소개했다.
한국은 NSW주의 13개 국제시장 가운데 지출액과 숙박 일수 모두 4위에 오른 핵심 시장이다.
관광청은 비비드 시드니, 시드니 마라톤, 새해 전야 불꽃놀이 등의 메가 이벤트와 서시드니 공항, 시드니 어판장, 카펠라 시드니 등 초호화 호텔, 헌터밸리·포트 스테판 장거리 자동차여행 콘텐츠를 앞세워 한국의 프리미엄 여행 수요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제니퍼 텅 NSW관광청 동북아시아 총괄 이사는 미국·이란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는 최적지임을 강조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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