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트럼프, 김정은 만남 방중 때 혹은 이후일 수 있다 해"(종합)
백악관서 트럼프와 20분 '깜짝 회동'…"만남서 상당 부분 北문제 대화"
"트럼프 '김정은 북미대화 원하냐' 묻기에 몇가지 구체적 제안 전달"
"트럼프, 내 제안 듣고서 백악관 참모에 추가 파악·北관련 조처 지시"
"美무역대표, 301조 조사는 韓 표적 아니고 韓 유리해질 수도 있다 해"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홍정규 특파원 = 이달말부터 내달초로 예정된 중국 방문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한 상당한 관심을 피력했다고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한 김민석 국무총리가 밝혔다.
미국을 방문중인 김 총리는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예정에 없던 면담을 20여분간 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대화 내용의 상당 부분이 북한 문제에 대한 제 견해를 (트럼프 대통령이) 여쭤보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이날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소개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이 미국이나 나와 대화를 원하는지 궁금하다'면서 내 의견을 물었다"며 "그 질문에 대해 제가 몇가지 얘기를 드렸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기본적으로 북한, 김 위원장과 대화한 유일한 서방의 지도자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말씀을 드렸고,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피스메이커로서 유일한 역량을 지닌 리더라고 생각한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제 언급에 대해 굉장히 의미 깊게 생각하고 만족해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제안을 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 총리는 다만, "북한과 작은 가능성이라도 살리기 위해 접촉과 대화를 늘리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이 담겨 있다. 북한의 언사가 지난번 '못 만날 이유가 없다' 정도의 표현에서 이번엔 '우리 사이가 꼭 나쁠 이유는 없다' 등 관계 정상화를 암시하는 듯한 것으로 약간 진전된 표현이 사용된 것 등을 지적하면서 최소한 접촉과 대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제안 중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꽉 막힌) 문제를 풀어내는 카드로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있다"면서도 "공개하기 어렵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흥미를 보였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관에게 내 말씀에 대해 몇 가지를 더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에 대해 어떤 조처를 하는 게 좋겠다고 지시했다"면서 "무엇을 어떻게 지시했는지는 정상이 직접 밝히기 전에 내가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김 총리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나는 건 참 좋다. 그런데 그게 이번에 중국 가는 시기일 수도 있지만 그건 아닐 수도 있고 그 이후일 수도 있는 거 아니냐'라는 표현을 썼다"며 "그건 시기 문제가 핵심은 아니라는 것이고, 제 제안도 그 시기를 딱 그때(트럼프의 방중)에 맞춰서 앞당거기나 연계시키려는 차원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의) 시기가 빠르거나 아니면 중국 방문과 연계된 시기이면 그것도 자체로 의미가 있겠지만, 꼭 그것(방중 때)이 아니어도 본질적으로 대화 또는 접촉이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확고한 것 같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 대화에 대한 태도 및 입장을 평가했다.
김 총리는 "이것(북한 문제)이 미국의 대외 정책에서 우선순위가 높냐 아니냐는 제가 알 수 없지만, 관심의 영역에 분명히 존재한다는 느낌을 가졌고, 제가 일일이 소개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언급과 대화가 있었는데 상당히 관심이 있구나, 그리고 이 문제를 푸는 데 흥미가 있구나 하는 것은 확실히 느꼈다"고 했다.
김 총리는 "제가 구두로 드린 판단과 의견을 조금 더 자세히 영문으로 메모해서 미국을 떠나기 전에 전달해도 좋겠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더니, 그렇게 하라고 해서 곧 전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 직후 한국시간이 새벽이었음에도 이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김 총리와의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 재개에 관심을 보임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이달말 방중 등을 계기로 한 북미대화 추진의 단초로 연결될지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때인 2018∼2019년 싱가포르, 베트남 하노이, 판문점 등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세차례 만났다.
이날 김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은 당초 예정돼 있지 않았으나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김 총리는 이날 낮 백악관에서 신앙사무국 국장인 폴라 화이트 목사와 오벌 오피스(미국 대통령 집무실) 옆 회의실에서 면담을 하던 도중 예정에 없었지만 화이트 목사의 주선으로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통역 없이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강경화 주미대사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고 한다.
김 총리는 "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재명 대통령께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말씀을 항상 하신다.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지도자라는 말씀을 자주 한다'고 했더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바로 보좌관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찍은 사진을 갖고 오라고 하면서 얘기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한 회의를 막 마친 뒤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이 있었고, 제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지도자' 등의 얘기를 하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들(헤그세스 및 케인) 들었냐'면서 나에게 '한번 더 얘기를 해달라'라고 아주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 총리는 전날 백악관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함께 만났다고 소개했다.
김 총리는 이 자리에서 최근 USTR이 한·중·일 등 16개 경제주체를 상대로 개시한 관세 부과 사전 절차인 무역법 301조와 관련, "그리어 대표는 여러 나라를 보편적으로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한국을 특별히 표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고 분명히 얘기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현재 우리 정부는 (301조 조사와 관련해) 첫째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한국이 불리하지 않은 조건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지만, 그리어 대표는 다른 나라보다 경우에 따라선 유리한 입장이 될 수도 있지 않겠냐면서 이 문제를 풀어나가고 긴밀히 소통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대미투자특별법 국회 통과, 구글의 지도 반출 문제 해결, 핵심광물, 쿠팡 문제, 종교 탄압 의심 등 자신의 1월 방미때 미측이 문제 삼았던 이슈들에서 50일 만에 진전 및 해결을 봤다고 전날 밴스 부통령과의 만남 때 얘기했다며 "(밴스 부통령 등이)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고 했다.
김 총리는 대미투자특별법 통과에 따른 한국의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에 대해선 "언론에도 나와 있지만 원자력 진출도 얘기되고 있고 다른 아이디어도 있어서 2∼3가지의 아이디어가 유력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천주교 신자인 밴스 부통령에게 가급적 올해 방한을 초청했고, 미 중간선거 등으로 바쁘면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천주교 '세계청년대회'(WYD)를 계기로 방한해달라고 했다면서 "밴스 부통령은 꼭 방한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미국이 치르고 있는 대(對)이란 군사공격 작전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지원 요구가 있었느냐는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밴스 부통령을 만났을 때도 구체적 논의나 도움 요청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총리의 방미가 이례적이라는 평가에 대해선 "외교는 대통령, 내치는 총리라는 얘기가 맞지 않는다고 본다. 외교도 총리가 대통령의 명을 받아 (내각을) 통할해야 하는 영역에 속한다"고 했다.
김 총리는 이날 화이트 목사뿐 아니라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도 만나 한미 간 인공지능(AI)과 바이오 협력, 한미 정상 회담 결과물인 공동설명자료에서 합의된 농축·재처리 이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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