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뛰자 원유 ETN에 몰리는 투심…전쟁 발발 후 수익률 2배로
유가 100달러 넘자 거래대금 급등…'하락 베팅' 인버스는 반토막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중동전쟁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원유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당분간 유가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원유 현물에 투자하기는 어려운 만큼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원유 선물 가격 추종 상품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후인 지난 3∼13일 'KB S&P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B'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9억4천700만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2주간(2월 19∼27일) 평균치인 5억7천300만원의 5배가 넘는다.
특히 유가가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지난 10일에는 거래대금이 64억6천600만원까지 늘어나며 지난해 6월 17일 70억4천300만원 이후 약 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당 ETN의 주가는 전쟁 전인 지난달 27일 2만4천950원에서 지난 13일 5만2천945원으로 두 배 넘게 올랐다.
다른 원유 ETN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메리츠 솔랙티브 2X WTI원유 선물 ETN(H)(105.6%),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113.4%), 하나 S&P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B(115.9%) 등이 두 배 이상의 수익률을 냈다.
반면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은 '반토막'이 났다.
KB S&P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B(-58.6%), 메리츠 솔랙티브 -2X[610089] WTI원유 선물 ETN(H)(-61.0%), 하나 S&P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B(-59.5%) 등의 주가는 중동전쟁 전의 반으로 꺾였다.
증권가에서는 중동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유가 상승에 연동하는 증권상품들 또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동지역 정세 불안정성으로 인해 유가 급등락이 심한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B증권 오재영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횡단을 시도하는 유조선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해안에서도 이란의 화물선이 피격되는 등 전선이 확대되는 분위기"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장 달래기에도 실질적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전까지는 국제유가가 상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가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쉽지 않고 급등락 시 관련 투자상품의 실제 가치와 가격이 일시적으로 크게 괴리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위험 요소를 충분히 인식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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