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안정' 국정 우선순위 6→10위…시장 침체는 여전
농촌 진흥보다 중요도 낮아…'L자형 움직임' 전망도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이 올해 최우선 과제로 내수 부양과 신성장 동력 육성 등을 꼽은 가운데, 중국 경제의 핵심 뇌관으로 지목되던 '부동산 침체' 해결 관련 우선순위가 지난해 6위에서 올해 10위로 낮아졌다.
12일 싱가포르의 중국 일간지 연합조보에 따르면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 정부공작보고에서 공개된 올해 국정 운영 중요 순위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 과제가 10위를 기록, 2025년 6위에서 4계단 내려갔다.
구체적인 표현도 작년의 "부동산 시장의 하락을 멈추게 하고 안정되도록 지속적으로 힘쓴다"에서 올해는 "부동산 시장 안정에 주력한다"로 단순화됐다.
중국은 주요 국정과제를 정부 업무보고에서 발표하는데, 순위를 매기지는 않지만 통상 발표 순서가 중요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최우선 과제는 내수 부양, 신성장 동력 육성, 과학기술 자립자강, 중점분야 개혁,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 순으로 꼽혔다. 작년에 7번째로 발표한 농촌 진흥 사업은 올해 한 계단 올려 6번째로 언급됐다.
이는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이 구조적 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하되, 과거처럼 부동산을 경기 반등 동력으로 삼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가격과 거래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보다는 금융 리스크 관리와 구조조정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주택 본연의 기능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연합조보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중국은 신혼부부와 출산 가정의 주거 안정 강화, 다자녀 가정의 주거 환경 개선 등 부동산의 사회복지적 측면을 더욱 강조했다"며 "전체적으로 부동산을 언급한 분량이 지난해에 비해 40% 감소했고 표현 강도도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의 70대 도시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1% 밀려 7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완커(萬科·Vanke), 헝다(恒大·에버그란데) 등 중국 대형 부동산 기업들의 채무 압박이 여전한 상황에서 거래 시장도 얼어붙었다.
UBS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상위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지난해 계약 판매액은 3조3600억 위안(약 722조원)으로 2020년의 13조 위안(약 2천793조원)에서 74% 급감했다. 중국지수연구원은 2월 중국 주요 100개 도시의 신규 주택 분양 면적이 전월 대비 30% 감소했고, 중고 주택 거래 건수도 같은 기간 42% 줄었다고 최근 발표했다.
상하이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연합조보에 "대부분의 부동산 개발업체는 여전히 부채를 청산하지 못했고, 버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공급업체, 계약업체, 일반 주택 구매자나 은행 등 금융기관도 이 부채 사슬을 함께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현지 매체인 시나 파이낸스는 올해 중국의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주택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비현실적 기대를 가져서는 안 된다"며 "수직 하락세 이후 L자형 수평 다지기 단계에 진입했으며, 이 단계는 길면 3∼5년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hjkim0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