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으로 고유가 지속시 중남미가 '어부지리'?

입력 2026-03-12 05:25
이란전쟁으로 고유가 지속시 중남미가 '어부지리'?

중남미, 천연자원과 지정학적 안정성으로 전략적 가치 높아져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이란 전쟁 와중에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국제 유가 상승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남미가 경제적·지정학적 측면에서 상대적 수혜 지역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아르헨티나 매체 인포바에는 11일(현지시간) 최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될 경우 중남미는 세계에서 드물게 경제 성장률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는 지역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고서는 에너지 순 수출국이 많은 지역 구조가 중남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원유와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경우 주요 산유국인 브라질, 가이아나, 콜롬비아 등은 수출 증가와 외화 유입 확대 효과를 동시에 누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와 칠레 등은 상대적으로 혜택이 제한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중남미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풍부한 자원과 지정학적 안정성이다.

중남미는 석유와 천연가스뿐 아니라 구리·리튬·농산물 등 핵심 원자재 공급지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기업들이 공급망을 단축하고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니어쇼어링(근접지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 흐름 속에서 투자 매력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중남미 거시경제 환경도 과거보다 안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환경은 일반적으로 중남미 국가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지만, 많은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이 한 자릿수 수준으로 낮아졌고, 중앙은행들은 비교적 충분한 외화보유액을 유지하고 있어 1970년대 오일쇼크때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노동시장 역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어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도 일정 수준의 방어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과거 글로벌 금융 불안시기에 취약했던 아르헨티나 역시 최근 에너지 순 수출국으로 전환되면서 유가 상승의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원유와 농산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외화 수입 증가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중남미가 세계 주요 분쟁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중동과 유럽에서 군사 충돌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중남미는 비교적 평화로운 지역으로 평가되며,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생산 및 투자 거점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기회를 실제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역내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남미 국가들이 이념적 대립을 줄이고 역내 무역 확대, 에너지 시장 통합, 공동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미국과의 협력 관계 유지가 중요하지만, 동시에 각국의 경제적 이익을 중심으로 실용적인 외교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고 인포바에가 보도했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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