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이란 전쟁 장기화, 中 희토류 통제 여부에 달렸다"

입력 2026-03-11 09:08
"美의 이란 전쟁 장기화, 中 희토류 통제 여부에 달렸다"

SCMP 보도…"中 수출통제 강화하면 美 심각한 부족 직면"

"美 희토류 재고, 2개월치…미중정상회담서 중요 의제될듯"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미국의 이란전 장기화 여부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달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익명의 소식통과 전문가들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SCMP는 "미국은 현재 희토류 재고가 2개월 치에 불과하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시드니공대 호주·중국관계연구소의 마리나 장 부교수는 "중국이 미국에 희토류 수출 제한을 강화하면 미국으로선 핵심 무기 부품의 심각한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미국은 첨단 무기 생산을 줄이거나 희토류 전략 비축량을 써야만 할 것"이라고 짚었다.

산업 싱크탱크 크리티컬 미네랄 허브의 설립자인 아만다 반 다이크는 "미국이 현재 미사일 비축량에 대해 이란과의 전쟁을 최소 3∼6개월 지속할 만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전쟁이 끝나면 (희토류 부족으로) 재보급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산 광물 없이 미사일 생산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CMP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애초 이란과의 전쟁이 4∼5주가 될 것이라고 했다가 지난 9일에는 전쟁 조기 종결 가능성을 시사한 배경에 희토류 공급 문제가 있을 것으로 봤다.

중국은 작년 4월 4일 희토류 17종 가운데 테르븀과 디스프로슘을 포함한 중희토류 7종의 대미 수출 통제를 시행하면서 해당 7종의 수출입에 특별 허가를 의무화했고, 같은 해 10월 수출통제 대상에 5종의 희토류를 추가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미국과 '1년 무역 및 관세 휴전'을 연장했으나 희토류 수출과 관련해서는 특별 허가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테르븀과 디스프로슘은 내열성과 고성능 자석 제조용 중희토류다. 전기자동차와 풍력 발전기 이외에 미사일 유도장치·전투기 엔진·고성능 드론 제조에 필수적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보고서에 따르면 2021∼2024년 미국이 수입한 희토류의 71%가 중국산이며 이 기간에 미국이 수입한 테르븀 등 중희토류는 모두 중국산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수출입은행과 민간 자본을 활용해 120억달러 규모로 희토류 등 핵심 광물 비축을 위한 '프로젝트 볼트'를 가동했는가 하면 캘리포니아 마운틴패스 광산을 재가동하고 호주·태국 등과 협력을 통한 공급망 다변화에 나섰다.

그러나 중국이 세계 희토류 생산과 공급망을 장악한 상황에서 미국이 단기간에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로 예상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중 기간 미중 정상회담에서 희토류 문제가 중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SCMP는 전망했다.

상하이 푸단대 미국학 센터의 자오밍하오 교수는 "미중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희토류의 안정적인 공급과 관련한 더 많은 확약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은 희토류를 지렛대로 미국에 관세 및 수출 통제에 대한 양보를 요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리나 장 부교수는 "중국은 희토류 통제로 미국과의 협상은 물론 광범위한 지정학적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될 것"이라면서 "희토류가 미중 전략적 균형을 재편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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