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 미국산 LNG 확보 경쟁"

입력 2026-03-10 15:17
"아시아·유럽, 미국산 LNG 확보 경쟁"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아시아와 유럽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 보도했다.

FT는 선박 추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몇몇 LNG 운반선들이 항로를 갑자기 유럽에서 아시아로 틀었다며 이는 LNG 확보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는 징후라고 보도했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에서 생산되는 LNG 대부분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아시아로 운송되는데 해협 봉쇄로 아시아 LNG 가격이 급등하자 미국산 LNG를 아시아로 돌리는 유인이 생겼다는 것이다.

아시아는 일반적으로 에어컨 사용이 많은 여름에 유럽보다 더 많은 LNG를 소비하는 만큼 아시아 발전사들 입장에선 LNG를 확보해야 하는 긴급한 상황에 놓인 셈이다.

대부분의 LNG는 장기 계약으로 판매되지만, 일부 구매자는 구매한 물량의 최종 목적지를 바꿀 수 있다. 반대로 일부 판매자들은 가격이 많이 오르면 판매 계약을 파기해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물량을 다른 곳으로 돌릴 의향이 있다.

지금은 비슷한 경쟁이 벌어졌던 2002년과 비교해 시장에 특정 목적지가 정해지지 않은 물량이 훨씬 더 많은 상황이다. 미국에서 새로운 LNG 프로젝트가 가동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동북아시아 지역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LNG 일본·한국 마커(JKM)는 9일 기준 100만BTU당 24.80달러로, 개전 이후 100% 이상 상승했다.

유럽 LNG 가스 가격도 메가와트시(MWh)당 최대 69.50유로까지 올랐다. 전쟁 시작 전보다 배 높은 수준이다.

유럽과 아시아의 LNG 확보 경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가스관을 통해 유럽으로 공급되는 러시아 천연가스 물량이 급감하자 유럽 구매자들이 아시아와 물량 확보 경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가격 경쟁으로 유럽 LNG 가격은 사상 최고인 MWh당 342유로까지 치솟은 바 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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