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함, 인도 정박 승인 사흘 후 美어뢰 피격…印 체면 손상?
인도, 피격 데나호 등 이란 전함 3척 정박 승인 확인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최근 스리랑카 남부 공해에서 미국 잠수함 어뢰에 격침당한 이란 전함이 피격 사흘 전 인도 당국의 정박 승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영국 방송 BBC에 따르면 이란 군함 아이리스 데나호는 인도 동부 도시 비사카파트남 앞바다에서 인도 주관으로 지난달 15일부터 25일까지 열린 군사훈련에 참가했다.
데나호는 훈련 종료일에 비사카파트남을 떠났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격이 시작된 지난 달 28일에는 스리랑카 남부 공해상을 항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지난 4일 미국 잠수함의 어뢰 공격에 침몰했다.
데나호는 인도 훈련에 함께 참여했던 이란 군함 아이리스 부셰르 및 아이리스 라반호와 같이 인도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이란 측은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28일 이들 3척의 인도 항구 정박을 인도에 요청, 다음날 승인을 받았다.
S.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전날 연방의회에 출석, 이란 당국의 정박 요청과 자국의 승인 사실을 확인했다.
라반호는 데나호 피격일인 지난 4일 인도 남서부 케랄라주 코치항에 정박했고, 부셰르호는 엔진 고장을 이유로 스리랑카 측에 별도로 정박을 요청해 지난 5일 스리랑카 동부 트링코말리항에 도착했다.
인도와 스리랑카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란 측 정박 요청을 수락했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라반호와 부셰르호 승조원들은 각각 인도와 스리랑카 당국의 시설에 머물고 있다.
BBC는 문제의 이란 전함 세 척이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어떤 항로로 움직였는지, 그리고 왜 한 척만 인도 항구에 도착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데나호가 인도의 뒷마당이랄 수 있는 곳에서 미군에 의해 격침됨으로써 인도의 권위 문제가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미군의 데나호 격침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개시된 이후 중동 이외 지역에서 일어난 첫 군사 공격이라고 BBC는 전했다.
이란은 세 척의 군함 정박 요청을 스리랑카에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누라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대통령이 지난 5일 TV로 중계된 언론브리핑을 통해 관련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란이 9일부터 4일간 스리랑카 항구들에 자국 선박 3척이 정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난주 요청해왔다면서 이 요청에 대한 내부 논의가 진행되던 중 데나호 피격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데나호 피격으로 승조원 최소 87명이 숨졌다. 스리랑카 해군은 시신들을 수습했고, 구조한 승조원 32명을 보호하고 있다.
데나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시작된 이래 격침된 20척가량의 이란 해군함 가운데 하나다.
이와 관련,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이 이란에서 2천마일 떨어진 바다에서 잔혹행위를 저질렀다며 데나호는 공해에서 사전 경고도 없이 격침됐다고 지난주 주장했다.
yct94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