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수급난 인도, 러시아산 원유 긴급 구매…美도 30일간 허용
수입량 40% 수송로 호르무즈 봉쇄에 웃돈 주고 러시아산 사들여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석유·천연가스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 인도가 미국의 허락 아래 러시아산 원유를 긴급히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유회사들은 최근 원유 거래업체들로부터 약 2천만 배럴 규모의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였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인도석유공사(IOC), 바라트석유공사(BPCL), 힌두스탄석유공사(HPCL), 망갈로르정유·석유화학공사(MRPL) 등 인도 국영 정유사들은 러시아산 원유를 신속히 인도받기 위해 거래상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업체들은 이달과 내달 초 인도 항만에 도착 예정인 러시아산 우랄 원유를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4∼5달러(약 5천900∼7천400원)의 프리미엄을 더해 팔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지난달 HPCL 등 인도 정유사들은 러시아산 원유를 배럴당 약 13달러(약 1만9천원) 할인된 가격에 도입했는데, 이제는 거꾸로 웃돈을 줘가며 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산 석유를 인도에 파는 한 거래상은 "인도 정유사들이 시장에 복귀했다. 요즘은 가격보다 원유 공급이 더 중요한 문제"라면서 인도 최대 정유사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RIL)도 러시아산 원유를 즉시 사들이기 위해 자신의 회사에 접촉했다고 전했다.
인도는 또 러시아산 외에도 알제리 소나트락석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 프랑스 토탈, 스위스 비톨, 싱가포르 트라피구라 등 세계 곳곳의 석유기업·거래업체들과 원유·액화석유가스(LPG)·액화천연가스(LNG) 등 도입 협상을 진행 중이다.
중동산 원유 부족에 다급한 인도 정유사들은 이미 인도 연안에 정박 중인 러시아 유조선에서 원유를 실어 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3위 석유 수입국으로 원유 수입량의 약 40%를 호르무즈 해협 통과 유조선에 의존하는 인도는 이번 해협 봉쇄로 심각한 공급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MRPL의 경우 원유 부족으로 정유공장 일부 설비를 가동 중지하고 석유 제품 수출을 중단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원유 최대 수입국이었던 인도는 지난달 초순 미국과 잠정적 무역협정 틀에 합의하면서 러시아산 구매량을 최소 수준으로 줄이고 부족분을 대부분 중동산으로 충당해왔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산 원유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승인받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접근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미 재무부는 인도 기업에 러시아산 원유·석유 제품 구매를 30일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일반 면허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3월 5일 이전에 선적된 러시아산 원유·석유제품 거래에 적용되며 4월 4일까지만 유효하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세계 시장으로 원유 공급이 계속 이뤄지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는 또 중동발 유조선이 자국으로 안전하게 석유를 실어 나를 수 있도록 보장받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블룸버그·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앞서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해 필요할 경우 미 해군이 군사적 보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걸프 지역을 통과하는 에너지 수송 선박 등 해운에 대해 보험·보증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도록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에 지시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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