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아시아 원유 운송비 사상 최고"

입력 2026-03-05 10:26
"미국→아시아 원유 운송비 사상 최고"

트럼프 안전 보장에도

호르무즈 선박 보험료도 폭등

"美정부 약속 구체적 내용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이란 공습 사태로 에너지 공급망 위기가 커지면서 미국과 아시아 사이의 원유 운송 비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을 호위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을 운항하는 선박의 보험료도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걸프 지역에서 중국까지 대형 유조선으로 200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이 4일 기준 2천900만달러(약 424억원)로 2주 전보다 갑절이 뛰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5일 보도했다.

이는 배럴당 14.50달러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배럴당 약 75달러)의 20%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호르무즈 해협을 운항하는 선박에 적용되는 보험 프리미엄(웃돈)이 4일 기준 3%로 올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전(0.25%) 대비 12배로 폭등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달 28일 공습을 시작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이곳을 지나는 선박을 격침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페르시아만의 입구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전 세계 에너지 동맥이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수일 내 정상화하지 못할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

국제 유가의 대표 기준점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국 시간 5일 오전 9시40분 현재 배럴당 81.40달러로 미국의 이란 공격 전날인 지난 달 27일 종가(72.48달러)와 비교해 12.3% 뛴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급등 우려가 커지자 지난 3일 '트루스소셜' 게시글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에 대해 미 해군의 호위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나,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의 보험 중개 업체 맥길의 데이비드 스미스 해상 총괄은 F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글 외에 미국 정부로부터 나온 내용이 전혀 없다"며 "예컨대 유럽 유조선이 중국산 석유를 나르는 경우에도 군사적 보호를 제공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어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했다.

FT는 또 호르무즈 해역을 지나는 모든 유조선에 미 해군 호위를 제공하는 방안이 막대한 수의 군함과 군 전력이 필요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해상 운송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중동 사태 여파로 해상 운임이 요동치면서 미국의 걸프 연안에서 원유를 실어 나르는 대형 유조선들의 예약건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고 전했다.

선박 중개업체 탱커스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번 주 시장에서 논의되던 대형 유조선 예약건 중 상당수가 지난 24시간 사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사례로 태국 정유업체 PTT는 최근 유조선 한 척을 2천900만달러에 임시 예약했으나, 해당 거래는 결국 취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블룸버그는 최근 유조선이 품귀 현상을 보이면서 하루 배를 빌리는 비용(용선료)이 최첨단 시추 설비의 임대료에 육박하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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