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전쟁에 유가 들썩이자 항공주 '울상'·해운주 '기대'(종합)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 국제유가 급등…'유류비 부담 vs 운임 상승'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하면서 3일 국내 증시에서 운송 관련 종목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란이 원유 수송의 대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며 중동발 원유 수출에 차질이 우려되자, 항공주는 유류비 부담에 급락한 반면에 해운주는 해상 운임 급등에 대한 기대로 상승했다.
전날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7.74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6.7% 상승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배럴당 82.37달러로 약 13% 급등하며 지난해 1월 이후 1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1.23달러로 전장 대비 6.3% 올랐다.
WTI 선물 역시 한때 배럴당 75.33달러로 12%가량 뛰면서 지난해 6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은 곧바로 국내 항공주 약세로 이어졌다. 유류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날 대한항공[003490]은 전장보다 10.32% 떨어진 2만5천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진에어[272450](-5.09%)와 제주항공[089590](-7.72%)도 줄줄이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약 20%(해상수송량 기준 35% 이상)가 지나가며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점유율 역시 높아 에너지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며 "지난 2일 중동 내 정유 설비에 대한 피습까지 발생함에 따라 국제유가는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투자증권 최민기 선임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시 실제 원유 수급 차질로 이어져 제트유 가격도 상승 압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따른 달러 강세도 비용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항공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최 선임연구원은 "항공사 여객 사업에서 중동 노선의 비중은 낮은 한 자릿수 수준"이라며 "기존에 중동을 경유했던 유럽 노선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미 우회 비행을 지속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운주는 해상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해상 운임 상승 가능성에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에너지와 석유화학 제품의 통과 물동량 비중이 큰 편이다.
팬오션[028670]은 17.42% 오른 6천200원, HMM[011200]은 14.75% 뛴 2만4천500원에 장을 마쳤다.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해상 항로 교란은 일반적으로 해상 운임의 상승 요인이 되고 실제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운임도 급등하고 있어서 해운사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나 "일차적인 해운주 상승과 항공주 하락 이후에는 냉정한 투자의견 재점검이 필요할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국내 해운사들이 볼 수 있는 수혜는 제한적이고, 반대로 업황이 양호한 항공사는 유가 상승의 상당 부분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어서 실제 피해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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