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강세 누리던 채권시장, 美-이란 전쟁 여파 주시

입력 2026-03-03 09:48
금통위 강세 누리던 채권시장, 美-이란 전쟁 여파 주시

유가 상승 따른 인플레 유발 수준 초점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지난달 말 비둘기파적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로 강세 분위기를 이어오던 채권시장은 3일 중동 사태가 변수로 부각되면서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對)이란 공격에 따른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얼마나 유발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쟁이 발발하면 채권이 속하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중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위험이 채권시장에 약세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간밤 뉴욕 유가는 6% 넘게 치솟았고, 미국 국채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채권은 안전자산 선호로 금리 상승 리스크가 제한적"이라며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에 그칠 경우 시장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으로 유가가 급등하더라도 미국 채권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이나 국내 석유, 천연가스 수입량의 약 72%, 35%가 중동산인 만큼 국고채 시장 충격은 미국보다 클 수 있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고 10년 금리 상단을 최대 3.65%까지 열어두면서도 "시장 안정에 대한 한국은행 의지가 2월 금통위에서 확인됐고 미약한 내수 모멘텀은 공급 측면 물가 상승 압력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짚었다.

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며 "전쟁 관련 금리 상승은 일시적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IBK투자증권은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경기침체(성장부진)와 고용시장 둔화 우려가 높아지며 미국 장기국채 금리 하락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용시장 우려가 커지면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지난달 금통위에서 국제유가 상승을 물가 상승 리스크로 언급한 점을 상기하며 "한은은 올해 상반기 국제유가를 65달러(브렌트 기준)로 전제하고 있지만 유가가 높아짐에 따라 향후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월 금통위 이후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금리 인상의 우려가 완화되는 속도가 더디고 폭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채권 시장은 에너지 충격에 따른 금리 반등 후 하향 안정화를 모색하겠으나, 사태 장기화 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전환 우려와 실업률 상승 공포가 맞물리며 변동성이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안정 흐름이 전제된다면 유가는 브렌트 기준 배럴[267790]당 85달러 내외 등락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미국 금리는 최근 불거진 영국발 신용리스크의 추가 확산 여부에 좀 더 관심을 두고 움직일 경향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우리 예상과 달리 사태가 악화해 브렌트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만큼은 아니어도 유사한 공급망 충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넘어서면 절대금리 레벨이 있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원화 약세까지 더해져 일시적 긴축 전환까지 고려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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