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아프간 나흘째 무력 충돌…카불선 폭발음·총성
아프간 "카불 상공서 파키스탄 항공기 겨냥 대공사격"
군인·민간인 사상자 속출…'양국 주장' 군인 사망자 462명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간 무력 충돌이 나흘째 이어지면서 군인과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AFP·로이터·EFE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0분께 아프간 수도 카불 중심가에서는 폭발음이 들린 뒤 총성이 잇따랐다.
아프간은 방공군이 공중 표적을 향해 사격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교전은 20분가량 이어졌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아프간 탈레반 정권 대변인은 "카불 상공에서 파키스탄 항공기를 향해 대공 사격했다"며 "카불 시민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날 오전 카불 상황과 관련해 아직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양국 무력 충돌로 군인뿐만 아니라 민간인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아프간 탈레반 정권은 지난달 22일 파키스탄의 선제 공습 이후 전날까지 민간인 52명이 숨지고 6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함둘라 피트라트 탈레반 정권 부대변인은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상자는 주로 동부 낭가르하르주와 쿠나르주를 비롯해 남동부 호스트주와 남부 칸다하르주 등지에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날 오전에는 칸다하르주 난민 캠프가 파키스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3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또 칸다하르주는 시골 지역에 있는 건설 현장도 2차례 공격받아 3명이 사망했다.
칸다하르주는 아프간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주로 머무는 곳으로 탈레반에 가장 중요한 근거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파키스탄은 카불을 비롯해 칸다하르주 등 주요 지역을 공습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아프간 민간인 피해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양국이 주장한 상대국 군인 사망자 수를 합치면 400명을 훨씬 넘었다.
파키스탄군은 '진실을 위한 분노'라고 이름 붙인 자국의 작전으로 아프간 탈레반군 352명이 사망하고 535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프간 내 41곳을 공격해 초소 130곳을 파괴하고 26곳을 점령했으며 탈레반군 탱크와 장갑차 171대를 파손시켰다고 덧붙였다.
아프간 탈레반 국방부도 자신들의 작전을 '억압에 대한 보복'이라고 명명하면서 파키스탄군 110명이 사살됐고 68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키스탄군 초소 27곳을 장악했다며 아프간 무인기가 파키스탄의 주요 군사시설과 거점을 공격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양국 모두 각자 주장하는 사상자 수를 검증할 희생자 명단이나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EFE는 전했다.
EFE는 파키스탄군과 아프간 탈레반군 모두 자국 손실은 최소화하거나 숨기면서 상대국 피해는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무력 충돌은 파키스탄이 지난달 22일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파키스탄탈레반(TTP) 등의 근거지를 먼저 공격하자 나흘 뒤 아프간이 보복 공습에 나서면서 벌어졌다.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 자국에서 잇달아 발생한 폭탄 테러가 아프간에 기반을 둔 세력의 지시를 받은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판단하고 보복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파키스탄군은 TTP 지도부를 겨냥해 아프간 수도 카불을 공습했고, 아프간 탈레반군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양측에서 70여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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