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중 언론인' 지미 라이 사기 유죄 판결 뒤집혀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20년 징역형은 그대로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반중(反中) 언론인 지미 라이(78)에 대한 사기 혐의 관련 재판에서 하급심 유죄 판결이 뒤집혔다.
26일 로이터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항소법원은 라이 등에 대해 사기 혐의로 유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했다고 밝혔다.
이날 법원은 1심 판결에 불복한 라이 측이 제기한 항소를 인용하며 5년 9월의 징역형과 벌금 200만 홍콩달러(약 3억6천만원) 선고를 파기했다. 함께 유죄를 선고받았던 넥스트디지털의 임원 왕 웨이 컹(61)의 21개월 징역형도 취소됐다.
이번 파기 선고와 별개로 라이는 지난 9일 외국 세력과의 공모·선동적 자료 출판 등 세 건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선고받은 징역 20년형을 계속 복역하게 된다.
라이는 자신이 창간한 빈과일보의 본사 건물에서 20년 넘게 개인 회사인 컨설팅회사를 운영하며 부동산 임대 조건을 위반한 혐의로 2022년 12월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홍콩 과학기술단지 내 빈과일보가 입주한 건물은 임대 계약상 지정된 용도 외에 사용이 금지돼 있는데 라이 측은 이를 과학기술단지 측에 고지하지 않아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항소심에서 판사 3명은 해당 사건에서 위반 사실에 대한 법적 공시 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이를 전제로 사기죄를 인정한 1심 판단에는 오류가 있다고 판시했다.
지미 라이는 의류업체 지오다노를 창업하는 등 자수성가한 사업가였다가 1989년 벌어진 중국의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계기로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
라이가 1995년 창간한 빈과일보는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고 홍콩의 민주 확대를 요구하는 논조를 펴다 중국의 전방위 압박 속에 결국 2021년 6월 자진 폐간했다.
가족들은 고령에 당뇨병 환자인 그가 5년간 독방 수감으로 체중이 크게 줄고 손톱이 빠지는 등 건강이 크게 악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들과 서방 국가들은 라이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 사안을 거론한 바 있으며 오는 3월 31일부터 예정된 방중 일정에서 또다시 석방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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