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군 드론 공급업체에 하필 '페이팔 마피아' 투자
친트럼프 투자자 피터 틸 스타트업 지분 논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연방군이 처음으로 도입하는 자폭드론 생산업체가 하필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에게 투자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RD방송 등에 따르면 독일 국방부는 최근 43억유로(7조2천억원) 규모의 자폭드론 구매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자폭드론은 폭발물을 싣고 비행하다가 목표물에 접근해 터뜨리는 전투용 무인기를 말한다.
국방부는 작전 반경 최대 100㎞인 자폭드론을 리투아니아에 상시 주둔하는 독일 연방군 부대에 일단 투입하기로 하고 방산업체 2곳에서 수천 대를 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계약 상대 중 스타트업 방산업체 슈타르크디펜스에 미국 인공지능(AI) 방산·보안업체 팔란티어 창업자이자 일명 '페이팔 마피아'의 보스로 불리는 피터 틸이 투자한 사실이 알려져 문제가 됐다.
틸은 실리콘밸리 인사로서는 드물게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를 공개 지지했다. 비슷한 시기 투자회사 미스릴캐피털에서 함께 일한 JD 밴스 부통령과는 상원의원 시절부터 후원하는 막역한 관계다.
틸은 196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해 독일 시민권을 아직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독일에서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페이팔 마피아 구성원들의 정치 성향,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단속에 협력하는 팔란티어의 인권·개인정보 침해 논란 탓에 여론이 좋지 않다.
녹색당 예산 담당자 제바스티안 섀퍼는 틸에 대해 "명백한 반민주주의자"라며 "그런 주주가 있는 회사와 꼭 거래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은 틸의 지분이 10% 미만이고 회사 운영에 접근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서면으로 확인받았다며 "어떤 우려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아예 정부가 틸의 지분을 인수해 우려를 말끔히 해소하라고 계속 주장했다. 독일 정부는 최근 연방군 주력 전차 레오파르트를 생산하는 KNDS 지분 인수를 저울질하는 등 방산업계 영향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연방의회 예산위원회는 이날 5억4천만유로(9천100억원) 규모의 1차 구매만 승인하고 추가 계약을 포함한 전체 예산도 20억유로로 줄였다. 현지매체 차이트는 이례적 조치라며 틸의 투자가 불안감을 일으킨 게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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