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AI 정상회의 '반라시위'로 野 조직원 8명 체포…여야 공방
여당은 "나라 이미지 훼손"…야당 "평화적 시위 문제 삼지 말라"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최근 개최된 인공지능(AI) 정상회의장에서 야당 소속 청년들이 티셔츠를 벗은 채 반라 시위를 벌인 것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여당은 국제행사장에서 그런 시위를 벌여 나라 이미지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평화적 시위를 문제 삼아선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25일 인디아투데이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시위는 AI 정상회의 폐막 하루 전인 지난 20일 열렸다.
연방의회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 청년조직에 속하는 10명가량의 청년은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 마련된 회의장에서 티셔츠를 벗은 채 반라 상태로 행진했다.
그러면서 "총리는 타협했다"는 글자가 적힌 티셔츠를 흔들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정부가 최근 미국과 한 무역 합의를 비판한 것이다.
일부 청년은 상체가 완전히 노출된 상태였고, 시위 장면이 담긴 동영상은 온라인 공간에도 올랐다.
경찰은 시위 직후 이들 젊은이를 체포하기 시작해 전날까지 8명을 체포했으며 범죄 공모와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전날에는 INC 청년조직 대표인 우다이 치브가 경찰 신문 20시간 만에 체포됐다.
경찰은 치브와 기존에 체포된 이들을 대질해 시위 사전공모 여부와 시위에 사용된 티셔츠 제작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시위에서 반국가적 구호가 나왔고 폭동 선동 시도도 있었다고 본다고 인디아투데이는 전했다.
하지만 치브의 변호인은 치브가 시위 현장에 없었고 시위 참가자들에게 어떠한 지시를 내린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제 행사장에서 시위는 통상 발생하는 것이라며 "AI 정상회의에 참석한 외국인들은 인도를 시위가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위는 일찌감치 정쟁 소재가 됐다. 모디 총리가 이끄는 여당 인도국민당(BJP)은 INC 지도자인 라훌 간디 전 총재를 시위 배후로 지목했다.
전날 치브가 체포된 직후 기리라지 싱 연방정부 섬유부 장관은 간디 전 총재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며 공식 직함이 연방하원 야당 지도자인 그가 이젠 속옷 차림으로 의회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고 비꼬았다.
반면 INC 간부인 파완 케라는 "그들(BJP)이 평화적 시위를 벌인 사람들을 문제 삼는 행위는 창피스러운 일"이라고 맞받았다.
앞서 모디 총리는 지난 22일 공개 연설에서 INC가 인도를 위한 국제 행사를 자신의 더럽고 벌거벗은 정치를 위한 플랫폼으로 변질시켰다고 맹비난했다.
하지만 간디 전 총재는 시위는 비폭력적이고 민주적 행위로서 민주주의 발전의 초석이라고 옹호했다.
한편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열린 뉴델리 AI 정상회의에 참석한 86개국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발전을 촉구하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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