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글로벌 관세 곧 발효…각국, 파장 주시하며 대책 고심

입력 2026-02-24 11:25
수정 2026-02-24 13:23
美 글로벌 관세 곧 발효…각국, 파장 주시하며 대책 고심

美 "관세 포기 없다" 공언…핀셋 조치 등으로 통상 압박

EU 비준 보류·인도 회담 연기·韓 우호적 협의 지속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미국 연방대법원의 관세 무효 판결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기조를 분명히 하면서 글로벌 무역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새로운 관세를 물리는 데 이어,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따른 관세 조사에도 착수하면서 세계 각국은 자국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 이후 전 세계에 다시 부과하기로 한 '글로벌 관세'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24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24일 오후 2시 1분)을 기해 발효된다.

현재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는 명확하다.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를 무효로 해도 이를 대체할 수단은 충분하며 '관세 무기화'는 계속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곧바로 '글로벌 관세 10%'를 꺼내 들었고, 이튿날에는 세율을 15%로 올린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글로벌 관세 유효기간인 150일 내에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진행해 국가별, 품목별 '핀셋' 조치에 나서겠다고 시사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특정 품목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고, 무역법 301조는 미국에 불공정하고 차별적 무역관행을 취하는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방대법원 판결로 상호관세가 효력을 잃으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무기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자 각종 조치를 꺼내 들며 '달라진 것은 없다'고 무역 협상국을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상호관세 압박에 대미 투자 약속 등을 내놓으며 무역 합의를 서둘러 타결했던 국가들은 향후 대응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무역 합의의 근거가 된 관세가 위법 판결을 받았지만, 또 다른 통상 위협이 제기면서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자국의 이익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일단 유럽연합(EU)은 지난해 7월 미국과 체결한 무역 합의 비준을 보류했다. 유럽의회 무역위원회의 베른트 랑에 위원장은 "현재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다"며 "미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명확성, 안정성, 법적 확실성이 재확립될 때까지 입법 작업을 보류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미 대법원 판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신규 글로벌 관세 조치에도 양국 간 무역 합의가 유효한지에 대해 미국의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피터 카일 영국 산업통상장관은 "미국의 최근 발표로 인한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영국 기업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미국과 상품 관세율을 50%에서 18%로 인하하는 내용의 무역협정을 체결했던 인도는 이번 주 열릴 예정이던 미국과의 무역 회담 일정을 기약 없이 연기했다. 인도 상공부는 이와 관련해 연방대법원 판결의 의미와 트럼프 행정부의 후속 조치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 우호적 협의를 지속해나가겠다면서 기존 합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지난해 한미 관세·무역 합의에 따른 대미 투자를 위한 구체적인 프로젝트 선정 작업도 변함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대상에 한국이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인 만큼 신중하게 통상이슈를 관리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도 비슷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일본은 1차 대미 투자 약속은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NYT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3월 미국 방문에 맞춰 검토 중이던 차기 투자 발표는 불확실해졌다고 짚었다.

중국은 미 연방대법원 판결과 영향에 대한 "전면적인 평가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에 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기회로 삼는 국가에는 더 높은 관세로 보복하겠다고 경고하며 기존 무역 합의를 통한 대미 투자 약속 등을 지키라고 압박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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