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첨단제조 성장은 위기이자 기회…경쟁 속 전략적 활용 필요"

입력 2026-02-24 11:23
"中 첨단제조 성장은 위기이자 기회…경쟁 속 전략적 활용 필요"

中 로봇 혁신 주도·車 점유율 상승·반도체도 팹리스 영향력 확대

韓 로봇 신시장 열위·전기차 기술·가격 모두 열위·반도체는 설계 약점

"독자적 K-제조 모델 구축하고 中 미래 생태계 속 자리 선점해야"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우리나라 제조업이 중국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과 품질을 기반으로 선진 프리미엄 시장을 노린 차별화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를 위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중국의 산업 생태계에 우리 아이디어를 접목하는 등 협력과 전략적 활용을 꾀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 "中, 압도적 속도로 혁신…韓, 인력 부족에 정부 지원도 작아"

24일 산업연구원은 중국의 로봇,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제조 산업의 폭발적 성장과 관련해 한국 제조업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인을 분석했다.

최근 중국은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동남아 등 인접 국가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올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에 기초한 신시장에서는 중국 기업의 제품 혁신 속도가 압도적이라고 연구원은 전했다.

또한 중국은 안정적 원재료 조달, 핵심 소재와 장비 경쟁력 강화를 통해 공급망 전반의 수준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

산업별로 로봇 분야에서는 중국 기업의 혁신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고, 핵심 부품 가격 경쟁력이 중국의 점유율 향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자동차에서는 전기차 주요 부품 및 시스템 구성 요소에서 한중이 경합 관계이지만, 중국이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완제품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도 핵심 부품 및 기술 우위를 토대로 중국의 성장 잠재력이 우수하다고 연구원은 평가했다.

반도체는 우리나라가 근소하게 앞서고 있지만, AI 수요 확대에 따라 팹리스 및 설계에서 강점을 보유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가성비를 갖춘 중국 소재 및 장비의 점유율 향상에 따라 국내 기업의 글로벌 입지도 위축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 인공지능(AI), 데이터, 소프트웨어에 기초한 새로운 시장에서 경쟁력이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 경쟁력은 중국을 따라갈 수가 없고, 원재료와 소재의 해외 의존도도 상대적으로 높다.

내수 시장이 협소해 신시장 창출이 어렵고 정부 지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것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AI, 소프트웨어, 데이터, 반도체 설계 등 첨단기술 인력도 부족한 형편이다.

산업별로 로봇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개인서비스용 로봇 등 신시장에서 경쟁 열위인 형편이다.

핵심 부품 중 감속기, 서보모터는 가격 경쟁력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는 시장 주류인 배터리 전기자동차(B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에서 기술과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고, 핵심 부품과 시스템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자율주행차도 카메라와 라이더, AI 및 소프트웨어, 고정밀 지도 등 주요 구성 요소 대부분에서 경쟁력이 낮다.

반도체는 생산과 파운드리에서 앞서고 있지만, 팹리스와 설계, 후공정은 기술과 가격 모두 경쟁 열위에 처했다. 소재·장비의 가격 경쟁력도 중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 "韓, 소부장·대기업 결합 통해 中과 경쟁 가능한 제조강국"

우리 제조업이 직면한 이 같은 위협과 약점에도 불구하고 기회와 강점도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중국 견제에 따른 해외 시장 진입 기회가 열려 있고, 제품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전반의 우수한 기술 및 품질을 통대로 프리미엄 시장 위주의 차별화가 가능하다.

스마트 제조 확산, AI 제품 혁신 가속화를 통해 시장 기회를 확장할 수도 있다.

실제로 한국은 우수한 소부장 역량과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결합함으로써 중국과 경쟁이 가능한 대표적 제조 강국이라고 연구원은 평가했다.

제품 및 핵심 부품의 기술과 품질이 우수하고, 안전성과 보안성 측면에서도 중국보다 우위에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브랜드 경쟁력도 앞선 상태다.

연구원은 "중국의 가격 경쟁력 우위와 AI 기반 신시장 전반에서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 확대, 중국의 공급망 내재화 등은 우리 산업에 공통적인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한국이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여지는 여전하다. 특히 중국 제품에 대한 경계가 높은 선진 시장에서는 시장 진출 기회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 "초격차 기술 확보 한편으로 상호의존 속 전략적 활용 추진해야"

이에 따라 연구원은 우리 제조업이 기술 주권 확보와 첨단 제조 생태계 구축을 통한 독자적 K-제조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원은 "중국은 전통 산업을 넘어 전기차, 로봇, 반도체 등 핵심 첨단 산업에서 국가 주도의 대규모 투자와 생태계 확장을 통해 한국의 제조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며 "초격차 기술 확보와 한국만이 만들 수 있는 깊이의 결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아가 초격차를 넘어 경쟁적 협력과 전략적 활용으로의 정책적 전환 필요성도 제기했다.

중국을 경쟁자로만 인식하고 추격과 추월을 논할 것이 아니라 중국을 제조강국으로 인정하고, 업종별 밸류체인을 분석해 우리의 기술 우위와 중국의 수요를 찾아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이 선점하려는 미래 생태계에서 우리 자리를 확보하려는 전략과, 이 과정에서 중국의 첨단 산업 및 기술 생태계를 활용할 전략이 긴요하다고 연구원은 짚었다.

연구원은 "한중 첨단 제조업 경쟁이 구조적으로 심화하는 가운데 기존 협력 방식은 점차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며 "중국과 경쟁을 피하기보다 상호의존 속에서 차별화된 경쟁력과 전략적 활용을 동시에 달성하는 방향으로 산업 정책을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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