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모레 금통위 경계…동결 전망 속 펀더멘털에 쏠린 시선
성장률 수치 조정 관건…1월 금통위 때 '매파적 톤' 완화될 듯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지난 주말 미국 연방대법원 관세 위법 판결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거친 채권시장은 조만간 다가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 또 한 번 긴장하고 있다.
관세 판결에 따른 파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 속에 오는 26일 금통위에서 나타날 메시지와 성장률 등 펀더멘털 수치에 따라 시장이 더 반응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장은 이번 금통위도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기준금리 2.5%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최근 금리 급등 상황을 감안해 지난달 매파적 톤을 노출했던 금통위보다 완화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다수다.
지난달 금통위는 사실상 '환통위'라고 불릴 정도로 고환율에 민감한 인식을 드러냈고, 성명서 내 금리인하 관련 문구 변화와 총재의 금리 상승 용인 발언 등을 시장이 매파적으로 해석하면서 금리가 치솟았다.
금리는 이미 1∼2차례 인상 가능성을 반영한 수준으로 과도하게 올랐다는 인식이 팽배했고, 이후 당국에서 진화 메시지를 잇달아 내면서 금리 급등세는 주춤했다.
설 연휴 전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가 국고채 금리 상승 부담과 채권시장 안정화 의지를 피력한 이후 열리는 이번 금통위는 매파적 색채를 덜어낼 것이라는 데 시장 의견이 모인다.
강승원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2월 금통위는 1월 금통위와 같은 만장일치 동결이 예상되나 톤 조절을 통해 두 차례 인상을 반영한 금리 급등에 대해서는 '과도하다'는 인식을 드러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 지난달 금통위가 열렸던 시기에 비하면 고환율 우려가 비교적 완화됐다는 점도 달라진 상황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금융 안정과 물가에 대한 매파적 기조는 여전하겠지만, 1월 회의 당시와 비교해 상황이 악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파적 기조가 강해질 만한 근거는 찾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가 과도한 수준이라는 인식이 공유되고 완화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외려 채권시장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월 금통위에서 총재의 매파적 스탠스가 약화한 점이 확인된다면 투자 심리는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소 완화적인 금통위를 소화하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는 더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금통위에서 매파 기조 추가 강화가 없을 시 현재 채권금리 레벨이 과도하게 높다는 정부와 한은의 발언에 채권시장도 동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짚었다.
무엇보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얼마나 올릴지가 관전 포인트로 평가된다. 성장률 전망치는 금리 인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반도체 중심의 수출 개선과 내수 회복 등에 따라 기존 1.8%에서 1.9∼2.0%로 상향 조정되리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1%로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과도한 시장금리 상승을 경계하는 한국은행은 시장참여자들의 인상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 노력할 공산이 크다"면서도 "그들이 제시할 숫자들은 시장의 우려를 완전히 덜어낼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성장률 전망치에서 '2'를 보게 된다면 인상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예하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시장은 성장률 상향을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어, 전망치가 2.0%에 근접할 경우에는 정책 스탠스의 매파적 전환으로 해석되기보다 '동결 장기화'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반면 상향 폭이 제한적이거나 1.9% 수준에 그칠 경우 "성장 개선 기대가 과도했다는 인식 속에 시장금리는 단기적으로 하향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당분간 추세적 하락을 견인할 뚜렷한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금리는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당국의 구두 개입 등으로 국고채 3년·10년 금리는 지난 9일 도달한 고점 대비 10∼20bp(1bp=0.01%포인트)가량 하락한 상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책 방향성의 변화가 부재한 가운데 금리는 박스권 흐름 속에서 대외 변수와 수급 요인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추가적인 금리 하락세를 위해서는 금리 인상 경계를 완화할 명확한 신호가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찬희·고다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추가로 하락하기 위해선 적어도 상반기 중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신호나 시장금리 상승의 주된 배경으로 자리한 반도체 경기 낙관이 추가로 상향되지 않는 부분이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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