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 고국에 심은 에티오피아 장관, 아들과 KAIST '동문' 됐다
(대전=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한국의 정보기술(IT)을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사학위를 취득한 에티오피아의 현직 장관에 이어 그의 아들도 KAIST 학부를 졸업하며 '부자 동문'이 됐다.
23일 KAIST에 따르면 2020년 KAIST 경영학 박사를 받은 메쿠리아 테클레마리암(Mekuria Teklemariam·55) 에티오피아 연방 공무원위원회 위원장의 아들인 네이선 메쿠리아 하일레(Nathan Mekuria Haile·25) 씨가 지난해 8월 전산학부를 졸업했다.
메쿠리아 위원장은 마흔살에 도시개발주택부 장관으로 임명돼 에티오피아 역사상 최연소 장관 기록을 세운 인물로, 현재는 한국의 인사혁신처 격인 공무원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KAIST 기술경영학부 글로벌 IT 기술대학원 진학을 위해 장관 사표를 냈으나 반려됐고, 긴 설득 끝에 에티오피아 정부가 위원회를 열어 국무총리자문 장관으로 직위를 변경한 끝에야 한국으로 와 4년간 유학을 마쳤다.
졸업 당시 한국의 인터넷 접근 인프라, IT 활용기술 등 정책을 적용하고 싶다던 그는 에티오피아 복귀 이후 한 곳에서 원스톱 행정 처리를 가능케 하는 통합 디지털 행정 플랫폼 '메소브'(MESOB) 구축에 기여했다.
메쿠리아 위원장은 "한국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만들고 싶고, 보다 확대하려 한다"며 "국민들이 편하게 행정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의 IT 기술을 본받겠다는 그의 영향을 받아 아들도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를 거쳐 KAIST 전산학부에 입학해 꿈을 키웠다.
하일레씨는 "아버지가 한국에 계실 때 엑스포 등을 다니며 미래에는 컴퓨터,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이 중요하다는 걸 한국을 보면 알 것이다, 큰 회사 나라 어떻게 성장했는지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며 "다른 대학에도 지원해 합격했지만, KAIST가 좋은 곳임을 알고 있었고 한국 학생들의 태도를 모국으로 가져가서 좋은 경쟁을 통해서 나라 발전에 기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분야를 전공해 국내 스타트업에 입사했으며, 향후 박사까지 공부한 후 에티오피아로 돌아가 나라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메쿠리아 위원장은 한국의 기업 연계 교육 시스템 등을 벤치마킹하고 싶고, 제조업이나 산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KAIST에서 학교와 기업의 연계를 중점적으로 보며 기업에 필요한 인재 육성을 위해 어떤 커리큘럼 필요한지를 보고 에티오피아에 도입하려고 애썼다"며 "또 제조업이나 산업에서 지금보다 생산성을 높여 유럽과 중동, 다시 한국에 진출하기 위한 기술들이나 팁 같은 것을 한국에서 배우고 협력해 에티오피아가 살기 좋은 곳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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