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美 증시 삭풍에 먹구름…코스피 '불장' 쉬어가나
뉴욕증시, 중동·사모대출 리스크에 하락…반도체지수 약세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최근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간 국내 증시가 20일 간밤 뉴욕증시 약세에 쉬어갈지 주목된다.
전날 코스피는 뉴욕증시 강세와 설 연휴 기간 대기 수요가 유입되면서 3% 급등해 사상 처음 5,6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3.09% 오른 5,677.25로 장을 마쳤는데, 한때 5,681.65까지 뛰기도 했다.
기관이 홀로 1조6천38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9천180억원, 8천608억원 순매도했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가 4.86% 급등해 사상 처음 종가 기준 '19만전자'를 달성했으며, SK하이닉스[000660](1.59%)도 올랐다.
코스닥지수도 4.94% 급등한 1,160선에서 장을 마쳤다. 장 초반 상승폭을 급격히 확대해 한때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일제히 내렸다. 미군의 이란 공습이 임박했다는 긴장감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진 데다, 사모신용 투자사 블루아울이 일부 펀드의 환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인공지능(AI)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영향이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0.54% 내렸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0.28%, 0.31% 하락했다.
최근 진행된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미군이 이르면 이번 주말 이란 공습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긴장감이 커진 분위기다.
이 가운데 블루아울은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펀드 '블루아울 캐피털 코프 II'의 분기별 환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AI 산업에 대규모로 베팅하며 AI용 데이터센터 건설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온 블루아울이 환매 중단을 선언하자, AI 설비투자 분야에서 유동성 경색이 일어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번졌다.
일각에서는 블루아울의 환매 중단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작을 알렸던 베어스턴스의 파산과 같은 순간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이에 엔비디아(-0.04%), 마이크론테크놀로지(-0.86%) 등이 내렸으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0.50%)도 하락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에 따른 뉴욕증시 약세에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겠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의 핵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실제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한 베팅이 크게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다만 실제 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가운데 국내 증시는 업종별 차별화 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으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주식시장의 가격 조정을 불가피하게 만들 수 있다"며 "다만 트럼프 정부가 가장 기피하는 현상이 인플레이션 상승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양국 간 전면 무력 충돌 가능성을 주가에 반영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국내 증시는 전반적인 지수 흐름은 정체된 채 종목별 차별화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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