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누구든 상관없어"…트럼프 AI 친화정책에 반기든 보수층
AI규제 억제 방침에 "주정부 무력화하지 말라"…중간선거 쟁점화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인공지능(AI)에 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핵심 지지층 내부에서 반발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공화당 내부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 AI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AI 경쟁력 확보를 국가안보 과제로 규정한 뒤 주정부 차원의 규제를 억제하고 나섰지만, 보수층은 이 같은 움직임에 거부감을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보수성향 유권자가 많은 미주리주(州)의 반대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공화당이 장악한 주 의회는 10건이 넘는 AI 규제 법안을 추진 중이다.
세인트루이스 인근 세인트찰스시는 지난해 8월 미국 최초로 데이터센터 건설을 1년간 금지하기도 했다.
공화당 소속인 주 상원의원 조 니콜라는 "대통령이 누구든 상관없다"며 "선출직 공직자로서 주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다.
2028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잠룡으로 평가되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난달 "행정부가 주정부를 무력화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정부 차원의 AI 규제를 억제하려고 압박한다는 취지다.
또한 세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와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도 공개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AI 정책에 이견을 보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도하게 AI를 규제하는 주에 대해선 연방 자금 지원을 보류할 수 있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각 주정부가 서로 다른 규제를 도입할 경우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AI 업계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라는 게 비판론자들의 시각이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주정부 차원의 AI 규제를 금지하는 연방 법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AI 정책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와 지지층 사이의 간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지층이 등을 돌릴 경우 공화당의 연방의회 다수당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수 싱크탱크 아메리칸컴퍼스의 브래드 리틀존은 "민주당 후보가 이 문제를 부각할 경우 공화당은 'AI기업의 친구'로 낙인찍혀 완패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FT가 여론조사기관 퍼블릭 퍼스트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층의 60%가 AI의 급속한 발전을 우려하고 있고, 약 80%는 더 많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핵심 지지층 내부의 이 같은 분위기에 트럼프 행정부도 AI기업에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 비용을 부담시키는 등 업계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도 보이고 있다.
다만 AI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지원 정책을 취소하거나, 거둬들이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의 'AI 차르' 데이비드 색스는 "AI 투자가 최근 미국 경제 성장의 상당 부분을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후퇴할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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