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의 종합상사는 옛말…에너지·AI·바이오 기업으로 전환

입력 2026-02-16 06:15
수정 2026-02-16 11:13
'미생'의 종합상사는 옛말…에너지·AI·바이오 기업으로 전환

기술·산업 변화 맞춰 '전통상사'에서 '종합사업기업'으로 변모

식량·태양광 사업 진출에서 M&A·투자 사업까지 업역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인기 웹툰·드라마 '미생'의 무대로도 유명한 종합상사들이 과거 중계무역에 집중했던 구조에서 자원개발과 이차전지, 친환경, 투자 등 새로운 분야로 업역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며 종합상사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세계 시장 개척에 나서자 종합상사들은 과거 무역을 통해 쌓은 탄탄한 네트워크와 정보망을 바탕으로 그룹의 신사업 발굴을 위한 첨병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호 종합상사' 타이틀을 보유한 삼성물산은 '친환경'을 키워드로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08년 캐나다에서 진행한 풍력·태양광 발전단지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 태양광 개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실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태양광 사업 초기 작업을 수행한 뒤 사업권을 현지 기업 등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구축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이 사업 매각 이익은 2021년 2천100만달러에서 2022년 4천800만달러, 2023년 5천800만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재작년과 지난해 각각 7천700만달러, 7천900만달러로 증가했다. 올해도 매각 이익이 8천500만달러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삼성물산은 전망했다.

삼성물산은 올해도 철강·화학 등 전통적 트레이딩 밸류체인 확장과 함께 미국·호주 태양광 등 에너지 사업, 인도네시아 팜 공장 및 반도체 생산용 화학 등 미래 성장 산업군에서 신규 사업을 개발하며 업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1970∼1990년대 종합상사 전성기 대표 주자로 꼽히는 대우실업(대우)을 모태로 한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지난 2010년 포스코그룹 편입 후 '글로벌 종합사업회사'를 표방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미 전통적인 종합상사에서 에너지, 식량, 친환경 소재 등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식량 분야에서는 미국·호주·남미·우크라이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메이저 식량 사업자로 도약하고, 에너지 분야에서 석유개발(E&P) 사업과 액화천연가스(LNG), 혼소 발전 등을 고루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철강 트레이딩뿐 아니라 친환경 철강 원료와 소재, 이차전지 소재 원료의 조달 창구 역할을 강화하고,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다각화하고 있다.



5년 전 LG상사에서 이름을 바꾼 LX인터내셔널 역시 친환경·신재생 분야에서 신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국내에서 LX인터내셔널은 2022년 친환경 바이오매스(Biomass)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를 인수하고, 다음해 유리 제조기업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 전력구매계약, 발전소 건설 및 운영에 이르는 사업 전 과정을 주도한 '하상 수력 발전소'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추가 수주를 준비하고, 니켈 매장량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에서 AKP 광산의 지분 60%를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등 자원 분야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SK그룹의 모태 기업으로 올해 창립 73주년을 맞은 SK네트웍스는 '사업형 투자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2018년 마켓컬리에 첫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2020년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 법인 '하이코캐피탈'을 설립하고 유망 스타트업 발굴·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2023년 인공지능(AI) 기반 차세대 디바이스 개발 기업인 '휴메인'에 2천2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AI 스마트팜 스타트업 '소스.ag'(Source.ag)에 2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데이터 관리 기업 '엔코아'를 인수하는 등 AI 분야 연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에는 SBVA(구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조성하는 1억3천만달러 규모의 '알파 인텔리전스 펀드'에 3천만달러(약 408억원)를 투자하며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하기도 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성장을 향한 실행력을 강화해 보유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고 AI 기반 미래 성장동력을 확실히 확보함으로써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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