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총선서 옛 제1야당 연합 '압승'…300석 중 212석 차지(종합)
민족주의당 총재 대행, 총리 취임 전망…헌법 개정안 국민투표 60% 찬성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2024년 대학생 시위를 유혈 진압한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퇴진한 이후 처음 치러진 방글라데시 총선에서 옛 제1야당이 이끈 연합이 압승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과 방글라데시 민영방송 자무나 TV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치러진 총선에서 옛 제1야당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이 이끈 연합이 300석 가운데 212석을 차지했다고 공식 개표 결과를 밝혔다.
BNP에 맞선 방글라데시 최대 이슬람주의 정당인 '자마트 에 이슬라미'(이하 자마트당)와 10개 정당 연합은 77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특히 하시나 정권을 무너뜨린 청년 운동가들이 이끈 국민시민당(NCP)은 자마트당과 연합했으나 후보자를 낸 지역구 30곳 가운데 5곳에서만 이겼다.
기타 정당이 7석을 차지했으며 3개 지역구는 아직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고 나머지 1개 지역구는 최근 후보자 사망으로 투표가 연기됐다.
방글라데시 의회는 모두 350석이다. 이 가운데 300석은 직접 선거로 뽑고 나머지 50석은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여성 의원 몫으로 배분된다. 총리는 총선 결과에 따라 의회 다수당 대표가 맡는다.
BNP는 성명을 통해 "압도적 표 차로 승리했지만 자축 행진이나 집회는 열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전국 종교시설에서 국가를 위해 기도를 해 달라고 국민에게 촉구했다.
과반 의석을 훨씬 넘겨 압승한 BNP가 의회 다수당이 되면서 차기 총리로는 타리크 라흐만(60) BNP 총재 대행이 맡을 전망이다.
그는 방글라데시의 첫 여성 총리를 지낸 칼레다 지아 BNP 총재의 아들로, 영국에서 17년 동안 망명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12월 말 귀국했다.
라흐만 총재 대행은 빈곤 가정에 경제적 지원을 하고 총리 임기를 10년으로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부패도 척결하겠다고 강조했다.
패배한 샤피쿠르 라흐만(67) 자마트당 총재는 앞으로 무조건적인 '야당 정치'에만 매몰되지 않겠다며 "건설적 정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신은 BNP의 압승으로 끝났지만, 이번 총선이 오랜만에 방글라데시에서 진정한 경쟁이 펼쳐진 선거라고 평가했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2024년 총선 당시 기록된 42%를 훨씬 뛰어넘은 59.44%를 기록했다.
총선과 함께 진행된 헌법 개정안 국민투표 결과는 찬성표가 60%였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이 개정안에는 총리 임기를 2선(최대 10년)으로 제한하고 단원제인 의회를 양원제로 바꾸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번 총선은 2024년 대학생 시위를 유혈 진압한 하시나 전 총리의 집권이 끝난 뒤 처음 치러지는 선거였다. 하시나 전 총리는 인도로 달아났고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하시나 전 총리가 이끄는 옛 여당인 아와미연맹(AL)은 정당 등록이 정지돼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를 내지 못했다.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기소된 그는 지난해 11월 방글라데시 다카 법원에서 열린 궐석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보고서를 통해 2024년에 3주 동안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대 1천4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시나 전 총리는 이번 선거를 "꼼꼼하게 계획된 희극"이라고 비판하면서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선거의 무효화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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