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안드로메다은하서 별이 붕괴해 블랙홀로 변하는 과정 포착"

입력 2026-02-13 04:00
[사이테크+] "안드로메다은하서 별이 붕괴해 블랙홀로 변하는 과정 포착"

美 연구팀 "태양보다 10배 이상 큰 별, 폭발 없이 붕괴 항성급 블랙홀 형성"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대형 은하인 안드로메다은하에서 태양보다 10배 이상 큰 별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지 않고 내부로 서서히 붕괴하면서 조용히 블랙홀이 되는 과정이 명확하게 포착됐다.



미국 컬럼비아대 키샬레이 더 교수팀은 13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2014년부터 수년간 적외선을 내뿜다가 점차 어두워져 가시광선 영역에서 보이지 않게 된 별(M31-2014-DS1)을 분석한 결과 '직접 붕괴'(direct collapse) 과정을 거쳐 항성 크기 블랙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별이 블랙홀로 변한 방식은 별이 생애 말기에 중심핵이 일반적인 초신성 폭발처럼 바깥으로 밀려 나가지 않고, 대신 완전히 안쪽으로 붕괴했음을 시사한다며 이는 '실패한 초신성'이 항성 질량 블랙홀을 만들 수 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 중 하나라고 말했다.

블랙홀은 50여년 전 처음 이론적으로 존재가 제안된 후 현재까지 우리은하(Milky Way)에서 수십 개가 확인됐고, 먼 우주에서 중력파 관측으로 수백개가 탐지됐다.

모든 블랙홀은 질량이 태양보다 훨씬 큰 거대한 별이 수소를 핵융합에 모두 소진하고 생을 마칠 때 형성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히 어떤 별이 어떤 과정을 거쳐 블랙홀이 되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블랙홀 형성 이론으로는 초신성(supernova) 폭발과 직접 붕괴가 있다.

초신성 폭발은 주로 거대한 블랙홀이 형성 과정으로, 질량이 보통 태양보다 수백~수만 배 큰 별들이 일으키며, 일시적으로 은하 전체 밝기보다 밝게 빛나기 때문에 쉽게 관측된다.

하지만 직접 붕괴는 내부 에너지가 폭발을 일으킬 수준에 못 미치는 별의 중심핵이 붕괴하면서 주변 가스를 끌어들이고, 별을 둘러싼 먼지 등을 일시적으로 가열해 적외선을 내뿜다가 사라지기 때문에 탐지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2014년 미항공우주국(NASA) 네오와이즈(NEOWISE) 프로젝트의 적외선 관측 데이터를 분석, 안드로메다은하의 한 거대한 별에서 방출되는 적외선이 3년 동안 점점 강해지다가 이후 급격히 어두워져 사라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더 교수는 "이 발견은 제 인생에서 가장 놀라운 발견이었을 것"이라며 "별이 사라졌다는 증거가 공개된 아카이브 자료 속에 있었지만 수년 동안 아무도 이를 주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M31-2014-DS1'으로 이름 붙여진 이 별은 수소가 고갈된 초거성(supergiant)으로, 지구에서 약 250만 광년 떨어져 있다. 처음 질량은 태양의 약 13배였지만 2022년 가시광선 영역에서 사라질 당시에는 태양 질량의 5배 정도로 작아졌다.

허블우주망원경(HST)과 대형 지상망원경을 이용한 후속 관측에서는 근적외선 영역에서만 매우 희미한 붉은 잔해가 검출됐다.

연구팀은 이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밝게 빛나던 초거성이 현재는 두꺼운 먼지에 둘러싸여 있는 그림자 같은 존재가 됐음을 시사한다며 이 관측 결과는 폭발에 실패한 초신성이 항성 질량 블랙홀 탄생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더 교수는 "이런 별이 극적으로 지속해서 어두워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초신성 폭발 없이 중심핵이 직접 블랙홀로 붕괴했음을 시사한다"면서 "이 연구는 이런 유형의 항성 붕괴가 과학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우주에서 더 자주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출처 : Science, Kishalay De et al., 'Disappearance of a massive star in the Andromeda Galaxy due to formation of a black hole', http://dx.doi.org/10.1126/science.adt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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