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월방중 뭘 논의할까…"경제 외 지역안보도 중시될 것"
대만문제·뉴스타트·북핵·우크라戰 종식·이란 제재 논의 가능성
장유샤 숙청 후 내정 불안 시진핑 vs 중간선거 실적 필요 트럼프…협상 주목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예정한 가운데 핵심 의제들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우선주의만을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그간 행보로 짚어보면 경제 의제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최근 국제정세로 볼 때 대만 문제와 핵 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 문제도 논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의 이 같은 관측을 전했다.
니콜라스 번스 전 중국주재 미국대사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10일 예일 베이징센터와의 화상 연결을 통한 대담에서 미중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경제문제에 집중할 것"이라면서도 "미중 관계를 분열시키고 양국 간 평화를 위협하는 문제가 너무 많다"며 지역 안보 문제가 중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예일 베이징센터는 미 예일대가 베이징 차오양구에 설립한 대학 차원의 글로벌 센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가을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시 주석과의 부산 회담에선 대만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작년 11월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계기로 수개월간 중일 관계와 동아시아 안보 상황이 악화해왔고, 지난 5일 뉴스타트 만료로 핵무기 경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제 문제 이외에 지역 및 글로벌 안보 문제가 중요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는 게 외교가 시각이다.
무엇보다 근래 장유샤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의 숙청을 계기로 시 주석의 인민해방군 장악력이 약화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중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 미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와 대만에의 첨단 무기 판매 중단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번스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체제 내에서 가진 막강한 권력을 고려할 때 정상 간 소통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강조한 뒤, 대만 해협을 둘러싼 중일 갈등과 같은 지역 마찰의 증가를 지적하면서 미 행정부에 "더 포괄적인 시각"을 주문했다.
이는 시 주석이 '4기 집권'을 노리고 내년 말 제21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계기로 대만 무력 통일 시도를 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와 관련된 문제인 중일 갈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5일 만료된 뉴스타트 문제 역시 미국과 러시아에 이은 세계 제3대 핵 강국인 중국의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이 문제 역시 미중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노르웨이 역사학자로 냉전사 전문가인 오드 아르네 웨스타드는 SCMP에 "워싱턴과 베이징 간에 군비 통제 대화가 부족한 것이 큰 우려 사항이었다"면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무역 문제를 넘어선 의미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미중 간에 어떤 수준에서도 군비 통제 문제를 다루려는 시도가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 놀랍다"면서 "미중 정상이 양국 긴장 완화는 물론 지역 분쟁에 대해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기꺼이 논의할 의향과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타트를 1년 연장하자는 러시아의 요구를 트럼프 미 행정부가 거절함으로써 지난 5일자로 뉴스타트는 만료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핵무기 보유 불균형을 이유를 들어 이를 거부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군비통제협회의 작년 1월 추산에 따르면 전 세계에 1만2천400개의 핵탄두가 있고, 이중 미국(5천225개)과 러시아(5천580개)가 90%를 차지한다. 중국은 2024년 기준 핵탄두 600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2030년에 중국은 1천기 넘게 보유하게 될 것으로 미 국방부가 작년 12월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통해 추산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물론 중국이 참여하는 3자 핵 군축 협상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해왔다.
웨스타드는 "핵 군축 협상은 냉전 종식의 핵심적 측면의 하나였다"며 "미중 양국이 핵군축 문제 등을 논의하는 것이 다른 문제들에 대한 신뢰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번스 전 대사도 "미국과 중국은 서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강국이 되길 원하며, 광범위한 분야에 걸친 구조적 경쟁자"라면서 안보 문제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 미 행정부가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조와 이란 제재 동참을 중국에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선 근래 미 행정부가 대북 인도적 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한 걸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분한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추론하고 있으나 현재 드러난 징후는 없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실적'이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두 구매 확대와 미국산 석유와 가스 구매를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대(對) 중국 관세 인하를 카드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 개선과 추가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한편 희토류 등 핵심 전략 광물에 대한 추가적인 수출 통제 해제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중국은 미 행정부에 인공지능(AI)용을 포함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완화와 해당 기술의 군사적 이용 제한을 풀라고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처음으로 열린 시 주석과의 작년 11월 부산 정상회담에서는 '미중 무역·관세 휴전'을 1년간 연장하는 한편 미국이 기존 펜타닐 관세를 20%에서 10%로 낮추고, 중국은 미국산 대두와 수수 등 농산물을 대규모 수입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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