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격노'에 기소했지만…법원 문턱 계속 못넘는 美검찰

입력 2026-02-12 09:31
'트럼프 격노'에 기소했지만…법원 문턱 계속 못넘는 美검찰

연방 대배심, 야당 의원 6명·전 FBI 국장 등 기소 요청 거부

무리한 보복 논란…"한해 기소 요청 16만5천여건 중 거부 5건"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대파를 향해 꺼내든 사법적 보복 조치가 번번이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악시오스는 11일(현지시간) 법원이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 관계에 있는 인사들을 겨냥한 연방 검찰의 각종 조치에 잇따라 제동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최근 워싱턴DC 연방법원 대배심은 군인들에게 '불법 명령 거부'를 촉구한 민주당 의원 6명을 기소하겠다는 검찰의 요청을 거부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군의 기강 문란 행위를 금지하는 법률을 위반했다는 것이 검찰의 논리였지만, 대배심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불법 명령 거부 촉구에 대해 "사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반란 행위"라며 격노했고, 이후 검찰 수사가 이어졌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사건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파를 겨냥한 기소 사례다.

코미 전 국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기인 2013년 9월 FBI 국장으로 취임했으나 10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트럼프 1기 초기인 2017년 5월 해임된 인물이다.

코미 전 국장은 해임된 이후 트럼프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법무부는 코미 전 국장이 2020년 연방상원 법사위원회 증언에서 FBI의 실책에 관해 위증했다는 혐의를 씌워 기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버지니아 동부 연방법원 대배심은 코미 전 국장에 대한 3개 혐의 중 1건에 대해선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어 버지니아 동부 연방법원은 나머지 2건에 대한 공소도 기각했다.

전임자의 불기소 처분 방침을 뒤집고 코미 전 국장을 기소한 린지 핼리건 버지니아 동부 임시연방검사장이 불법으로 임명됐기 때문에 기소 행위의 효력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배심은 일반적으로 검찰의 기소 요청을 대부분 승인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파에 대한 기소 시도가 번번이 실패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미국 법무통계국(BJS) 통계에 따르면 2013년 연방검찰이 기소 승인을 요청한 16만5천여 건 중 대배심이 거부한 사례는 5건에 불과했다.

23명의 대배심원 중 12명 이상만 동의하면 기소가 성립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무리한 기소가 아니라면 대부분 승인된다.

워싱턴DC에서 발생한 이른바 '샌드위치 투척 사건'은 배심원단이 피고인의 편을 들어줬다.

연방 검찰은 지난해 8월 순찰 중인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에게 샌드위치를 던진 법무부 공무원을 연방법 위반 중범죄로 기소했지만, 워싱턴DC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무죄를 평결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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