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잇는 대교 막아선 트럼프…알고보니 라이벌 업체가 로비
美상무장관, 디트로이트 운송재벌 만나…이후 트럼프 통화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가 자금을 투입해 건설한 고디 하우 국제대교 개통을 막겠다고 난데없이 위협한 배경에 경쟁업체의 로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고디 하우 국제대교 개통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소셜미디어(SNS) 글을 올리기 몇시간 전 디트로이트의 억만장자 매슈 모룬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났다고 보도했다.
고디 하우 국제대교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를 잇는 교량이다.
2018년부터 캐나다가 47억달러(6조8천500억원)를 투입해 만들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개통될 예정이다.
캐나다는 미시간주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교량이 개통되면 양측간 교역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캐나다는 다리 건설 대금을 모두 부담했지만, 미시간주와 지분을 나눠 갖고, 통행료를 걷어 건설자금 일부를 회수하기로 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느닷없이 캐나다가 건설 과정에서 미국을 부당하게 대우했다며 개통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위협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리 지분의 절반을 내놓고 운영 수익도 나눠달라고도 요구했다.
NYT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위협의 배경에 모룬 가문의 로비가 있었다고 짚었다.
모룬 가문은 디트로이트 기반의 운송 재벌로 수십년간 디트로이트와 윈저를 잇는 앰버서더 브리지를 운영해왔다.
고디 하우 국제대교가 새로 개통된다면 앰버서더 브리지로의 통행량이 줄어 모룬 가문의 수입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모룬 가문은 고디 하우 국제대교 건설을 저지하기 위해 수년간 법적 소송을 제기해왔으며 광범위한 로비 활동도 펴왔다.
NYT는 모룬이 9일 워싱턴에서 러트닉 장관과 만났으며, 러트닉 장관은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이 문제에 관해 논의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고디 하우 국제대교의 개통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집권 1기 때 캐나다와의 공동성명을 통해 고디 하우 국제대교를 양국 간 유대의 상징이자 중요한 경제적 연결고리라고 평가한 바 있다고도 꼬집었다.
민주당 소속 데비 딩겔 미시간주 하원의원은 "억만장자들이 또다시 이득을 봤다"며 "트럼프는 미시간주에서 (대선 때) 승리했는데 왜 자신을 지지한 노동자층을 해치려 하냐"고 비판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해 미시간주와 캐나다 정부가 다리 소유권을 나눠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을 설명했다며 "상황이 잘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무부 대변인과 모룬의 회사 측 대변인은 두사람 간 만남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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