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호조"…KDI, 올해 성장률 전망 1.8→1.9% 상향

입력 2026-02-11 12:00
"AI·반도체 호조"…KDI, 올해 성장률 전망 1.8→1.9% 상향

수출·민간소비·설비투자 개선에 "성장세 다소 확대"

"착공 지연" 건설투자 전망 ¼ 토막…"통상분쟁 격화되면 하방 압력"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9%로 소폭 올렸다.

반도체 경기 호조세에 따른 수출과 민간소비가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을 반영한 것이다.

다만 건설투자는 지방 부동산경기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에 따라 기존 전망의 4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KDI는 1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 "반도체 수출 호조·소비 회복으로 성장세 다소 확대"

KDI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년 전에 비해 1.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전망치보다 0.1%포인트(p) 상향 조정한 수치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 개선 흐름이 나타난다는 판단에서다.

KDI의 전망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준과 같다. 한국은행(1.8%)보다는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 정부(2.0%)보다는 낮다.

KDI는 인공지능(AI) 기대감에 따른 반도체 경기 호조세로 수출·민간소비·설비투자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2.1% 수준의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직전 전망보다 0.8%p 높였지만, 미국 관세 인상의 부정적 영향으로 전년(4.1%)보다는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작년(1천231억달러)보다 확대된 1천488억달러 수준의 대규모 흑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간소비는 누적된 금리 인하와 실질소득 개선 영향으로 작년(1.3%)보다 높은 1.7% 늘어날 것으로 봤다. 0.1%p 높인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가 급증하면서 작년(2.0%)보다 나아진 2.4% 증가로 예상했다. 직전 전망보다 0.4%p를 올렸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증가세는 미약할 것이라고 KDI는 평가했다.

건설투자는 직전 전망보다 1.7%p 뚝 떨어뜨린 0.5% 증가를 제시했다. 4분의 1 토막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달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건설투자가 2.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시각차가 컸다.

KDI는 수주 개선세에도 지방 부동산경기 부진 등에 따라 공사 착수로 이어지지 못하는 회복 지연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반도체 경기가 직접적으로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설비투자를 늘리는 부분도 존재한다"며 "아주 큰 폭은 아니지만 소비까지 일부 상향 조정하는 과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반면 건설투자는 회복을 시사하는 신호를 아직 관측하지 못했다"며 "이를 종합하면 전체 성장률은 1.6%로 추정하는 잠재성장률을 웃돌면서 경기 개선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물가 2.1% 상승…환율 상승하면 물가안정 목표 상회 가능성"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지난해와 같은 2.1%를 제시했다.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는 소비 회복세로 작년(1.9%)보다 높은 2.3% 상승할 것으로 KDI는 분석했다.

민간소비 전망을 상향 조정함에 따라 두 수치 모두 0.1%p씩 상향 조정했다.

취업자는 17만명 증가로 전망했다. 경기 회복세를 반영해 직전 전망보다는 2만명 높였다. 다만 생산가능인구 감소세를 고려해 작년(19만명)보다는 축소될 것으로 봤다.

실업률은 작년과 같은 2.8%로 예측했다.

이러한 KDI의 수정 전망은 원화 가치가 최근 수준(1달러당 약 1,456원)에서 큰 변동이 없고, 원유 도입단가를 지난 전망과 비슷한 배럴당 64달러로 전제한 결과다.

작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관세에 대한 부정적인 우려가 컸지만, AI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가 애초 예상보다 긍정적인 흐름을 보인다는 점도 반영했다.

KDI는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을 올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전망했다.

정규철 부장은 "미국과의 상호 관세는 15%일 수도 25%일 수도 있고 0%인 반도체는 다시 부과될 가능성도 있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관세 인상은 기업이 상당히 흡수했지만, 미국 소비자에 전가되는 시점이 온다면 반도체를 제외한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AI 붐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큰데 이 또한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특히 한국은 AI 붐에 기대어 반도체 수출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우려하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또 "환율이 최근에 상당히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며 "예측과 다르게 환율이 좀 더 높은 수준으로 간다면 물가가 우리가 안정 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일각에서 나오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성에 관해서는 "예상대로 경기가 진행된다면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은 그렇게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5%인 현 기준금리 수준과 관련해선 "경기가 중립 수준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통해 경기를 누를 필요도, 부양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며 "지금이 거의 중립 금리 수준이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크게 바꿀 일은 많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2vs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