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 개편 착수…사외이사 교체 폭 주목

입력 2026-02-09 15:32
KT 이사회 개편 착수…사외이사 교체 폭 주목

경영 공백 책임론 속 거버넌스 시험대

4명 신규 선임 논의, 주총 전 촉박한 일정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KT[030200]가 다음 달 박윤영 신임 대표이사 승인 등을 위한 주주총회를 앞두고 새 사외이사 구성 논의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거버넌스 개편에 돌입했다.

이번 논의는 단순한 이사 교체를 넘어 CEO의 권한과 이사회 견제 구조를 둘러싼 KT의 지배구조 방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이날 사내외 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전 설명회를 열고 신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논의했다.

현재 KT 사외이사는 총 7명으로, 이 중 최양희 한림대 총장,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 등 3명의 임기가 올해 3월 만료된다.

여기에 현대제철[004020] 사외이사를 겸직해 최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과의 이해관계 충돌 논란으로 퇴임한 조승아 전 이사의 공석까지 포함하면 총 4석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KT는 정관과 상법에 따라 3월 말까지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박 대표이사 후보 선임과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주주 승인을 받아야 한다.

주주총회 소집 통지는 주총일 2주 전 이뤄져야 하므로 이 시점까지는 최종 이사 후보군이 결정돼야 한다.

KT 이사회는 이날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이르면 10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사외이사 추천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이처럼 촉박한 일정이 실제로 지켜질 수 있을지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이번 이사회 개편의 핵심 관전 요소는 교체 폭이다.

임기 만료 이사들의 연임 여부와 사외이사 전면 교체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되는 가운데,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입장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최근 KT에 대한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하며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예고한 상태다.

특히 지난해 11월 KT 이사회가 CEO의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에 대해 이사회 승인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규정 개정에 대해 경영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시 해당 안건에 찬성한 이사들의 연임 가능성이 작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T 이사회는 당시 규정 개정이 경영 안정성을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이지만, 대내외 비판을 의식해 승인 개념을 '협의'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가 남아있는 김용헌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이사회 의장),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 IT개발 센터장,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등 4명의 사외이사의 거취도 주목된다.

이들은 지난해 '셀프 연임'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던 만큼 김영섭 대표 체제와의 조화나 차기 경영진과의 관계 설정 문제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KT 내부의 퇴진 압박도 거세다.

KT 노동조합은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이사회 운영 방식을 전면 개선하고 현 이사진은 전원 사퇴하라"며 이사회 운영과 절차의 투명성 강화와 이사회 평가 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제2노조인 KT 새노조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작금의 경영 공백과 법적 리스크를 초래한 모든 책임은 이사회에 있다"며 "이사회는 셀프 연임을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는 이승훈 이사를 둘러싼 투자 알선 및 취업 청탁 의혹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이사는 요직 인사 청탁을 경영진에 요청하고 독일 위성통신 업체 '리바다'에 대한 투자를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binz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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