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얀마인 범죄자 대거 압송·처형 왜?…"여론 의식 힘 과시"

입력 2026-02-09 11:41
中, 미얀마인 범죄자 대거 압송·처형 왜?…"여론 의식 힘 과시"

SCMP 보도…"중국인 대상 범죄 불만 커지자 강경한 입장 보여"

"캄보디아 암호화폐 범죄자 천즈, 美·英 아닌 中 인도 눈길"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자국민 피해를 명분으로 미얀마인 스캠 범죄 조직원들을 연거푸 사형에 처하면서 반향이 작지 않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미얀마를 기반으로 온라인 사기 범죄를 위한 '스캠 단지'를 만들어 전화사기와 살인 등을 저지른 범죄조직원들에 대해 수사와 재판을 거쳐 근래 사형을 집행한 가운데 처형된 이들 중 수 명이 미얀마 국적이라는 점에서다.



SCMP는 지난 2일과 지난달 29일 사형이 집행된 범죄자 16명 중 바이잉창, 밍궈핑, 쉬라오파가 미얀마 국적이었으며 현재 기소돼 형 선고를 대기 중인 미얀마 스캠 범죄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중국과 접경인 미얀마 샨주 북부의 코캉 지역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스캔 단지를 운영하면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온라인 사기 행각과 살인 행위를 서슴지 않은 범죄 조직원들이지만, 미얀마 현지에서 체포됐는데도 중국으로 압송돼 처벌된 점이 주목받고 있다.

애초 사형 제도가 폐지된 미얀마에서, 2021년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주도한 군부 쿠데타 이후 수백명의 반체제 및 민주화 운동가들이 사형에 처해졌지만, 범죄 조직 두목 또는 조직원들이 사형됐다는 보고는 없다는 점에서 미얀마 범죄인을 대상으로 한 중국 당국의 조치가 국제사회의 눈길을 끄는 것.

중국이 미얀마 범죄인을 압송해 처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해외에서 외국인이 중국인을 대상으로 중범죄를 저지를 경우 기소할 수 있다는 법을 1979년부터 시행해온 중국은, 2011년 메콩강에서 중국 상선 2척을 납치해 선원 수십명을 살해한 미얀마 국적 마약왕 나오칸을 중국으로 송환해 조사와 재판을 거쳐 2013년 사형을 집행한 바 있다.

상하이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소의 린민왕 교수는 "미얀마 스캠 조직의 중국인 살해 사건에 대해 중국 내에서 분노가 커지자 당국이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린 교수는 "중국이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는 미얀마 군부 정권을 다양한 수단으로 압력을 가했을 것이고 미얀마 당국은 자국 범죄인들을 중국에 인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이는 '힘의 과시'"라고 짚었다.

그는 과거에는 타국과의 민감한 사정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던 중국이 이번 미얀마 스캠 사건에서 중국 내 분노가 거세지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이는 강대국 중국이 국내 문제를 위해 외교를 경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은 2023년 미얀마 방문 때 "통신 및 온라인 사기 조직들이 중국과 인접한 미얀마 국경 지대에서 중국인을 해치고 있는 데 분노한다"며 단호하고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 바 있다.

왕샤오훙 중국 공안부장도 해당 범죄를 '세계적인 재앙'이라고 규정하면서 강력 대응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끝에, 중국 당국은 2023년 말부터 3년간 미얀마 군부 정권과 함께 스캠 범죄 조직을 급습해 조직원 체포·압송·조사·재판을 벌여왔다.

홍콩 시립대의 왕장위 국제법 교수는 "미얀마의 4대 범죄 조직의 핵심 구성원들이 중국에 체포돼 압송된 것은 중국이 동남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캄보디아가 대규모 암호화폐 사기 사건과 인신매매, 살인 사건을 저지른 중국인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을 넘기라는 미국과 영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중국 당국에 넘긴 데서도 이 같은 기류가 감지된다.

SCMP는 지난달 초 캄보디아 당국이 자국 국적을 취득했던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을 체포해 국적을 박탈한 뒤 송환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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