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몸집 키우기…TI, 실리콘랩스 11조원에 인수 합의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미국 반도체 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가 칩 설계 업체 '실리콘 랩스'(Silicon Laboratories)를 약 75억달러(약 11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사가 발표한 공동 성명에 따르면 TI는 주당 현금 231달러에 실리콘 랩스를 인수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3일 종가 대비 약 69%의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TI는 산업·자동차용 전력과 신호 제어에 쓰이는 이른바 '아날로그 칩'에 주력하는 업체다. 소비자 기기용 칩도 생산하는데 애플의 핵심 공급업체이기도 하다.
실리콘 랩스는 사물인터넷(IoT)에 사용되는 무선 디바이스용 칩 설계 업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리콘 랩스의 칩은 스마트홈 기기, 산업 자동화, 배터리 저장, 상업용 조명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하비브 일란 TI 최고경영자(CEO)는 "실리콘 랩스의 선도적인 임베디드 무선 연결 포트폴리오는 우리의 기술과 IP를 강화해 규모를 확대하고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TI가 이번 인수로 가전, 전력, 산업·의료기기 등 기존 칩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TI로서는 2011년 '내셔널 세미컨덕터'를 65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의 거래가 된다. 이번 거래는 내년 상반기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TI의 실리콘 랩스 인수 합의는 인공지능(AI) 붐 속에서 반도체 산업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거나 기술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구조조정과 M&A 시기에 접어든 가운데 나왔다.
지난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페어 컴퓨팅을 65억달러에 인수했고, 사모펀드 실버레이크는 인텔의 '알테라' 사업부 지분 51%를 인수했다.
khm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