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美기술주 투심 위축 지속…개인 vs 외인 수급대결 예고
뉴욕 3대 지수 혼조 마감…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4.36% 급락
"무작정 GPU 사 모으는 단계 끝났다"…AI 투자 속도조절론 고개
한국 투자심리 지표도 일제히 내려…코스피200 야간선물 4.06%↓
장 마감 후 알파벳 실적발표 힘입어 美반도체주 시간외 거래 반등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5일 국내 증시는 미국 기술주 투자심리 위축의 영향 아래 '팔자'로 돌아선 외국인과,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개인을 중심으로 수급 대결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전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83.02포인트(1.57%) 오른 5,371.10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27.37포인트(0.52%) 내린 5,260.71로 출발한 뒤 상승세로 돌아서 5,3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5,370선까지 오르며 전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5,288.08)를 넘어섰다.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는 0.96% 오른 16만9천1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국내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천조원 고지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1조7천830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 중에서는 금융투자가 1조4천932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70억원과 9천366억원을 순매도했다.
금융투자 수급은 대부분이 개인들의 상장지수펀드(ETF) 매수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 상승에 베팅한 개인 자금이 ETF에 대거 유입되면서 시장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이틀 연속으로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테마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투매가 일어났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53% 올랐으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0.51% 밀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51% 하락해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보였다.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전망이 암울한 소프트웨어 업종 외에 AI 및 반도체 테마 또한 급락세를 보였다. 이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36% 급락한 채 마감했다.
주된 배경으로는 AMD의 실적발표를 계기로 불거진 데이터센터 매출 성장 둔화 우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시스코 AI 서밋'에서 확인된 AI 관련 자본지출 속도 조절 신호 등이 꼽힌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AMD(-17.31%)는 예상을 상회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1분기 매출 가이던스(중간값 98억 달러)에 주목했다"면서 "이는 전 분기 대비 약 5% 감소한 수치로, 데이터센터 매출 성장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하락했다"고 짚었다.
또, 엔비디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테크(거대기술기업)가 대거 참가한 시스코 서밋 대담에서는 AI 투자가 무작정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 모으는 단계에서 전체 IT 시스템의 효율을 따지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점이 부각됐다.
서 연구원은 "이는 시장에서 AI 관련 자본지출이 속도 조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돼 반도체는 물론 실적 없이 기대감으로만 올랐던 중소형 AI 테마주들에 강한 매도세를 불러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비중이 큰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도 대체로 내렸다.
전일 코스피가 상승했는데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3.27% 급락했다.
다만 알파벳 실적발표와 대규모 자본지출 발표의 영향으로 반도체 기업이 시간 외 거래에서 상승세를 보이면서, MSCI 한국 증시 ETF도 시간 외 거래에선 현재 2%대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MSCI 신흥지수 ETF는 1.34% 내렸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4.36% 내렸고, 러셀2000지수도 0.91% 내렸으나 다우 운송지수는 2.37% 상승했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4.06% 급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도 미국 반도체, AI주 급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감안시 약세로 출발할 전망이다. 다만, 시간외에서 엔비디아, 마이크론, 샌디스크 등 반도체주가 반등하고 있고 코스피는 미국과 달리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지 않은 만큼 장중 낙폭을 만회해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간밤 미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집계해 발표한 1월 미국 민간기업 고용은 전월 대비 2만2천명 증가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만5천명)를 크게 밑돌았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내놓은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8을 기록했다. 미 서비스업 업황은 19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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