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왕세자빈 아들, 성폭행 재판서 눈물…유명세 토로

입력 2026-02-05 01:42
노르웨이 왕세자빈 아들, 성폭행 재판서 눈물…유명세 토로

"세살부터 언론에 포위돼 괴롭힘"…성폭행 등 중범죄 혐의는 부인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성폭행 혐의 등으로 법정에 선 노르웨이 왕세자빈의 아들이 4일(현지시간) 오슬로에서 열린 재판에서 어머니의 그늘로 인한 유명세를 한탄하며 진술 도중 눈물을 보였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테마리트(52) 노르웨이 왕세자빈이 호콘 왕세자와 결혼하기 전 낳은 아들 마리우스 보그르 회이뷔(29)는 이날 열린 자신의 첫 법정 진술에서 "이렇게 많은 기자들 앞에서 진술을 하는 것은 나로서는 매우 어렵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세 살부터 언론에 포위돼 살아왔고, 이후 계속 괴롭힘을 당했다"고 말한 뒤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메테마리트 왕세자빈은 회이뷔가 4살이 되던 해인 2001년 노르웨이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호콘 왕세자와 결혼했다. 따라서 회이뷔는 왕족은 아니고, 왕위 계승 서열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자신이 '강한 약물'을 처방받았고, 가능한 한 많은 약물 치료를 받으려 한다면서 말을 이었다.

그는 "나는 '엄마의 아들'로 알려져 있고, 이는 내가 극단적인 인정 욕구를 지니고 있다는 의미"라며 "(내 인생에)많은 성관계, 많은 술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수 많은 파티와 술, 일부 약물로 점철된 내가 살아온 삶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토로하면서, 자신이 받고 있는 38개의 혐의 가운데 가중 폭행과 난폭 행위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가장 무거운 죄목인 성폭행 혐의와 성관계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런 혐의가 인정되면 그는 수 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날 피고인 진술은 2018년 오슬로 외곽의 왕세자 가족 거주지 지하에서 열린 사교 모임에 초점이 맞춰졌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회이뷔가 의식을 잃은 여성을 상대로 성행위를 하고, 이 장면을 직접 촬영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재판 첫날인 전날 문제의 영상을 법정에서 비공개로 제시했다.



회이뷔는 이에 대해 이 여성과 성관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이 기억하기로는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성관계를 갖거나 이를 촬영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 개시 직전인 지난 1일 폭행과 흉기 협박 등의 새로운 혐의로 구속된 회이뷔는 이날 청바지에 베이지색 셔츠, 진청색 점퍼 차림에 안경을 쓴 채 법정에 출두했다.

회이뷔의 모친 메테마리트 왕세자비도 미국의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부적절한 친분을 유지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에 휩싸이는 등 노르웨이 왕실은 악재가 겹치며 위기를 맞았다.

노르웨이 왕실은 메테마리트 왕세자비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이미 잡혀 있는 사적인 해외 여행을 연기한다고 이날 밝혔다.

한편, 유럽 최고령 군주인 하랄(88) 노르웨이 국왕은 2024년 심장 박동기를 다는 수술 이후 외부 일정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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