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동결·소각기능 의무…FIU 의심계좌 정지 추진
가상자산 트래블룰 대상 '100만원 미만'까지 확대
"자금세탁 활용 가능성 커…이런 규제 안하면 책무 저버리는 셈"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강류나 기자 = 스테이블코인이 자금세탁에 악용되면 동결할 수 있도록 발행 시 동결·소각기능을 의무적으로 내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마약·도박 등 중대 민생침해범죄 수익 관련 의심계좌는 법원 결정 없이도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계좌 정지를 결정할 수 있게 법 개정을 추진한다.
FIU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자금세탁방지(AML)/테러자금차단(CFT) 정책자문위원회'를 하고 이런 내용이 담긴 올해 자금세탁방지 주요 업무 수행계획을 발표했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정비·구축할 예정이다.
FIU는 스테이블코인이 대중화 가능성이 큰 만큼 다른 가상자산보다 자금세탁에 이용될 위험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별도 규율이 없는 상태다.
이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자에게 고객확인·의심거래보고·내부통제 등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금융회사에 부과하는 기본적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할 예정이다. 개인지갑·해외 사업자와의 스테이블코인 거래에는 위험기반 접근식의 더 엄격한 대응조치 의무가 부과된다.
스테이블코인이 자금세탁에 활용되면 동결할 수 있도록 발행 시 동결·소각할 수 있는 기능을 내재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하주식 FIU 제도운영기획관은 사전 브리핑에서 '엄격한 제재가 스테이블코인의 탈중앙화 금융 취지와 안 맞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규제해도 스테이블코인은 자금세탁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마저도 하지 않으면 자금세탁 방지 책무를 저버리는 셈이 된다"라고 답했다.
이른바 '코인 실명제'로 불리는 트래블룰도 거래 금액에 관계 없이 확대 적용한다.
현재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간 100만원 이상 거래에만 송신거래소가 수신거래소에 거래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데, 그 대상이 100만원 미만 거래까지 확대된다. 송신거래소뿐 아니라 수신거래소에도 정보 확보 의무가 부과된다.
개인지갑이나 해외거래소와 거래할 때는 송·수신인이 동일한 경우 등 저위험 거래만 허용해 거래 투명성을 높일 예정이다.
마약·도박·테러자금 조달행위 등 중대 민생침해범죄 관련 의심계좌가 발견되면 FIU가 계좌정지를 결정할 수 있는 근거를 특금법에 두는 법 개정도 추진된다.
현재는 보이스피싱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법원 결정 없이 FIU가 계좌를 동결할 근거가 없다.
FIU가 범죄 의심계좌 정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되면 초기에는 그 대상을 수사기관 요청 계좌로 한정하다가, 점차 FIU 자체분석 의심계좌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초국가범죄에 대응하고자 현재 테러·핵확산 관련자로 제한된 '금융거래 등 제한 대상자' 지정 대상을 국제 범죄조직까지 확대하는 근거 도입도 추진한다. 대상자로 지정되면 금전·채권·부동산 등을 처분할 때 금융위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한국인 대상 조직범죄 거점 당국과 신속 협력을 위해 실무급 핫라인을 구축하고 고위급 대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캄보디아·싱가포르·베트남과는 이미 지난해 말 심사분석 담당 책임자 간 화상회의도 개최했다.
변호사·회계사·세무사 등 특정 비금융사업자의 자금세탁 방지 의무 도입 방안도 마련된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변호사·회계사·세무사 등이 특정 업무를 수행할 때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하도록 권고한다. 현재 이 권고를 도입하지 않은 곳은 FATF 회원국 중 한국 등 2곳뿐이다.
이 밖에도 금융회사에서 자금세탁방지 보고책임자를 특금법상에 임원으로 규정해 실무자가 아닌 임원이 직접 관련 사안을 챙겨보도록 책무를 강화하기로 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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