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단지에 각국 경찰서·은행 위장 세트장 두고 사기
태국군 점령해 공개…"영상통화로 사기 표적 속이는 데 쓰여"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캄보디아의 대규모 범죄단지(사기작업장)에서 중국·호주 등 세계 각국 경찰서와 베트남 은행 지점으로 위장한 세트장들이 여럿 발견되자 이 같은 시설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를 주의하라고 관련국 당국 등이 경고했다.
4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태국군은 태국과 국경을 접한 캄보디아 북서부 우다르미언쩨이주 오스막 지역의 한 범죄단지 내부를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이 시설 안에서는 중국,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브라질 등 최소 7개국의 경찰서를 흉내 낸 세트장과 위조된 경찰 제복 등이 확인됐다.
한 세트장은 중국 상하이 푸둥(浦東) 지역 경찰서인 것처럼 간판을 달았다.
또 다른 세트장은 싱가포르 우드랜즈 지역 경찰서 간판과 가짜 경찰 제복을 배치해 영상 통화 상대방에게 싱가포르 경찰서와 통화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꾸몄다.
베트남의 국영 대형 시중은행인 오리엔트은행(OCB) 지점의 모습을 재현한 세트장도 있었다.
이곳은 지난해 12월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지대 교전 과정에서 태국군이 장악한 시설이다. 태국 측은 캄보디아군이 이곳을 군사 기지로 사용해 점령했다고 밝혔다.
태국군은 이 시설에 수천 명이 수용돼 있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사기를 강요당한 인신매매 피해자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심칩 871개, 스마트폰 수십 대 등 사기 관련 물품과 사기 표적 명단, 사기에 필요한 대화 대본 등 대량의 사기 증거도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싱가포르 경찰도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싱가포르 경찰서 세트장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경찰관 사칭 사기를 주의하도록 안내했다고 현지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가 전했다.
태국군은 지난해 교전 당시 캄보디아 내 카지노 등 사기 관련 시설들을 공격해 여러 곳을 무력화하는 등 '사기 집단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홍보한 바 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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