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위협에 주가 폭락…AI 에이전트, SW 산업 해자 허무나

입력 2026-02-04 10:17
AI 위협에 주가 폭락…AI 에이전트, SW 산업 해자 허무나

AI 발달로 SW 구독경제에 회의론…"올해는 AI 승자·피해자 결정되는 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소프트웨어(SW) 부문이 동반 폭락한 것은 인공지능(AI)이 SW 산업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AI가 단순한 업무를 보조하는 모델 수준을 넘어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제적 해자(垓子)를 무력화할 수 있는 에이전트 단계로 진입했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이다.

이와 같은 인식의 발단이 된 것은 AI 기업 앤트로픽이 최근 자사의 기업용 AI 도구인 '클로드 코워크'를 업데이트해 법률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해당 기능은 단순히 문서를 요약해주는 것을 넘어 계약을 검토하고, 법률 문서 초안을 작성하는 등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기존에 변호사들이 의존하던 전문 데이터베이스나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 때문에 법률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는 톰슨로이터·릴렉스·월터스클루어 등의 주가가 10% 이상 급락했다.

토니 카플란 모건스탠리 분석가는 톰슨로이터에 대한 보고서에서 "앤트로픽이 법률 분야에 '코워크' 신규 기능을 출시해 경쟁을 고조시켰다"며 "이는 경쟁 심화의 신호로 보이며 잠재적인 부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처음에는 법률 서비스에 국한됐던 이 같은 우려는 곧이어 소프트웨어 부문 전반과 금융기술 부문 전반으로 확산했고 이에 따라 오후 들어 광범위한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

이날 하루에만 S&P의 소프트웨어 관련 지수에 속한 기업의 시가총액 3천억 달러(약 430조원)가 증발했다.

그간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사모펀드들도 타격을 입었다.



블루아울, TPG, 아레스 등은 두 자릿수 폭락을 기록했고, 블랙록과 아폴로글로벌도 5∼7% 내려앉았다.

이들은 기업이 한 번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면 쉽사리 교체하기 어려운 '잠금(Lock-in) 효과'와 매월 구독료로 들어오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노리고 소프트웨어 기업에 투자해왔다.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발달해 이들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게 되면, 기업들이 굳이 비싼 구독료를 내고 개별 소프트웨어 여러 종을 유지할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존 그레이 블랙스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는 경제에 일어나는 변화"라며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이 '기록 시스템'(SOR) 역할을 한다고 하더라도 시장을 교란하는 AI 기업에서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이 핵심 원본 데이터를 보유한 SOR이라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재 경쟁은 앤트로픽과 같이 자체 AI 모델을 보유한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고, 타사의 AI 모델을 빌려 쓰는 스타트업이나 전통적인 데이터 서비스 기업은 위협을 받는 모양새다.

스티븐 유 블루웨일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블룸버그 통신에 "올해는 기업들이 AI의 승자가 될지 피해자가 될지를 가르는 해"라며 "먼지가 가라앉을 때까지는 AI의 길을 가로막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달 앤트로픽 코워크가 출시된 직후에도 어도비, 세일즈포스, 인튜이트 등 소프트웨어 기업 주가는 크게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별다른 반등 없이 내리막길을 이어가고 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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