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해도 최우선 국정과제에 농촌 문제…드론·로봇 활용 강조
23년째 농촌·농업 문제 담은 '1호 문건' 발표…현대화로 식량안보 강화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당정이 올해도 농업·농촌·농민 등 이른바 '삼농'(三農) 문제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23년째 같은 행보다.
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전날 2026년 '1호 문건'으로 '농업·농촌 현대화를 확고히 하고 농촌의 전면적인 진흥을 착실히 추진하기 위한 의견'(이하, 의견)을 발표했다.
1호 문건은 매년 중국 당정이 공동 발표하는 첫 공식 문서로, 해당 연도의 최우선 국정 과제를 보여주는 지표다.
중국은 2004년 이후 23년 연속 농업·농촌·농민 문제를 1호 문건에 담아왔다.
신화통신은 이번 의견이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 기간에 공개된 첫 번째 1호 문건이라고 소개했다.
의견은 농업 생산력 제고, 정밀·상시 지원, 농민 소득 증대, 살기 좋은 농촌 건설, 제도·체제 혁신 강화, 당의 지도력 강화 등 6개 분야 27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당정은 의견에서 "제15차 5개년 계획 시기는 사회주의 현대화를 실현하기 위한 기초를 다지고 전면적으로 힘을 쏟는 중요한 시기"라며 "농업과 농촌 분야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농업 강국 건설을 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식량 안보의 마지노선을 지키고 빈곤퇴치의 성과를 공고히 하며 농촌의 산업 발전 수준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드론과 로봇 등 첨단 과학기술 활용한 농업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의견은 "지역 실정에 맞춰 농업의 새로운 질적 생산력을 발전시키고 인공지능과 농업의 융합을 촉진해야 한다"며 "드론·사물인터넷·로봇 등 기술의 활용 분야를 확대하고, 농업 바이오 제조 분야의 핵심 기술 혁신을 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드론과 로봇 등이 1호 문건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드론 제조업체 DJI의 선샤오쥔은 "올해 1호 문건에서 드론을 언급한 것은 드론의 농업 분야 응용 가치를 인정하며 업계의 미래 발전에 강한 동력을 불어 넣는 것"이라며 "농업 드론 분야에 대한 투자를 심화하고 과학기술의 힘으로 농업 현대화 과정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05년 저장성 당서기 재임 시절 추진한 농촌 환경·생활개선 프로젝트인 '천만공정'(千万工程)을 거론하며 개혁과 혁신을 동력으로 삼아 강한 농촌과 부자 농촌 정책 정책의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했다.
천만공정은 1천개 농촌을 시범 마을로 육성하고 1만개의 마을을 대상으로 생활환경을 정비하는 것을 목표로, 대규모 재정 투입보다는 환경 개선, 산업 육성, 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단계적 농촌 발전 모델이다.
이밖에 결혼식 때 신랑이 신부 측에 주는 지참금인 '차이리'(彩禮)를 거론하며 고액 차이리 정비를 강조했다.
인구 감소와 저출산 속에서 차이리가 중국의 사회적 문제가 됐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의견은 "농업을 현대화된 산업으로 육성하고 농촌이 기본적으로 현대적 생활 조건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며 "농민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는 데 튼튼한 기초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1호 문건은 미중 갈등, 기후 변화, 국제 곡물 시장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농업 현대화를 통해 식량 안보를 국가 전략 차원에서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동시에 농촌 진흥을 단기 부양책이 아닌 제15차 5개년 기간 전반을 관통하는 구조적 과제로 설정하며 농촌을 중국식 현대화의 핵심 기반으로 삼겠다는 정책 방향을 분명히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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