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매도 여유기간' 준다…시장은 "매물 출회에 도움"

입력 2026-02-03 16:22
다주택자 '매도 여유기간' 준다…시장은 "매물 출회에 도움"

"토허구역에 세입자 있으면 거래 여전히 어려워"…보완책 검토될 듯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홍국기 기자 = 정부가 올 5월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되 시장 혼란을 막고자 거래 완료까지 여유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세금 부담을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풀릴 여지가 다소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일 국무회의에서 5월9일까지 계약을 완료한 거래는 지역에 따라 3개월에서 6개월까지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완료할 여유 기간을 주는 방안을 보고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조정대상지역 내 기본세율 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소유자는 30%포인트를 가산해 과세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까지 적용하면 3주택 이상 소유자의 실효세율은 최고 82.5%까지 높아진다.

이런 체계는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완성됐으나 이후 윤석열 정부가 집권한 뒤 2022년 5월부터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해마다 시행을 유예해 지금에 이르렀다.

원칙대로라면 다주택자 보유 주택 매매계약이 체결되고 5월9일까지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중과된 양도세를 내야 한다. 그러나 남은 기간이 길지 않은 데다, 조정대상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중복 지정돼 매매 절차 완료까지 시일이 더 걸리는 등 매물이 다수 나오기 어려운 여건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이에 정부는 작년 10·15 부동산 대책 시행 이전 이미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는 5월9일 이후 3개월(8월9일)까지, 10·15 대책 시행 이후 추가 편입된 서울의 나머지 21개 자치구와 경기도 12개 지역은 6개월(11월9일)까지 잔금을 치를 말미를 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5월9일까지) 시간이 너무 짧고, 정부에서 '앞으로 또 연장하겠지'라고 부당한 믿음을 갖게 한 책임이 있다"며 동의하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런 방향으로 보완책이 정리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여유 기간 확보로 다주택자 매물 출회에 일부 도움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조정대상지역과 토허구역이 겹치는 상황에서는 세입자를 둔 경우 갭투자(전세 낀 주택 구입)가 불가능해 집을 파는 데 제약이 있어 매물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많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잔금 지급까지 유예기간 부여로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전보다 높아졌다고 본다"면서도 "세입자 만기가 올 11월 안에 끝난다는 보장이 없어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이라 5월9일까지 계약을 체결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원구에서 영업하는 공인중개사도 "다주택자 매물 출회에 도움은 될 것이나 의미 있는 변화는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계약 기간이 남은 세입자에게 돈을 주고 미리 나가달라는 다주택자도 있지만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물건도 없다 보니 갈 곳이 없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세입자 문제를 거론하면서 "세입자들이 3개월, 6개월 안에 못 나갈 상황, 그런 경우에 대한 대안은 한번 검토해보라"고 주문해 보완책이 나올 여지를 열어뒀다.

일각에서는 현재 지정된 토허구역의 일부 예외를 허용하거나,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을 현재 세입자에게 매각하면 인센티브를 주고 임차인에게는 규제지역에 적용된 대출규제를 완화하는 등 다주택자 소유 주택 거래 통로를 한층 더 열어줄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료에 대한 정부 입장이 대부분 정리됨에 따라 당분간은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일부 등장해 집값 상승세는 다소 누그러질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정부가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개편에 본격 착수할 가능성이 있고,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도 거론되는 상황이라 1주택자들의 매물까지 일부 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단기적으로 매물이 많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지금보다는 증가할 것이고 가격 상승세는 다소 주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특공제와 보유세 개편 가능성도 그간 계속 거론된 만큼 이를 고려한 1주택자들의 절세 매물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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