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트럼프 기업, '이익률 300%' 가자 재건사업안 백악관 전달"

입력 2026-02-03 10:14
"친트럼프 기업, '이익률 300%' 가자 재건사업안 백악관 전달"

가디언 보도 "'고담스 LLC', 7년 운송·물류 독점도 제안"

전문가 "25%도 후한 미국 정부 발주 사업에 300% '날강도'"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의 친(親)트럼프 성향 재해대응 기업으로 알려진 '고담스 유한책임회사'(Gothams LLC)가 작년 11월에 백악관에 제출한 가자지구 재건사업 제안서에 수익률 300%와 7년간 운송·물류 독점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작년 12월에 가디언은 고담스 제안서의 존재를 보도했으나, 수익률 보장이나 독점권 보장 요구 조항이 포함됐다는 내용은 이번에 처음 알려진 것이다.

이번에 가디언이 공개한 고담스 작성 제안서에는 최상의 상업 관행과 미국 정부의 원조 전달 기준을 충족하는 "완전히 통합된 인도주의 물류 시스템"에 대한 제안이 들어 있다.

제안서에는 "고객(평화위원회)이 자본 지출에 대해 최소 3배의 수익률을 보장하기로 합의한다"는 조항이 있다.

또 "계약자에게 7년간의 독점권을 부여하며, 이후 3년간의 연장 옵션을 부여한다"는 부분도 있다.

작년 12월 가디언 취재 때는 매슈 미켈슨 최고경영자(CEO)가 제안서에 담긴 사업의 추진을 중단하겠다고 말했으나, 그 후로도 고담스 유한책임회사의 사원(partner·출자자)인 크리스 바넥이 백악관 관계자들과 '가자 공급 시스템'(Gaza Suppy System)에 따른 재건방안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GSS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출범시킨 '평화위원회'에 관여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과 사업가들이 토의 중인 가자지구 재건방안이다.

또 작성 날짜가 올해 1월로 표시된 GSS 슬라이드 발표 자료에는 첫 1년간만 따져 46%에서 175%의 투자수익률(ROI)을 "국가 투자자들"(sovereign investors)에게 제공하겠다고 돼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자료에 나온 "국가 투자자들"이라는 표현은 아랍에미리트(UAE)의 '무바달라' 등을 포함한 국부펀드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바넥은 회사를 통해 가디언에 전달한 해명에서 "평화위원회,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이해 당사자들, 그리고 미국 국무부가 분쟁지역, 재건, 재난 대응에 관한 나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획 노력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존재하는 협약이나 계약은 없으며, 나는 평화 노력을 지지하는 뜻으로 내가 비용을 부담해서 도움을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고담스 공보담당자는 바넥이 자금조달, 투자, 수익에 관한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바넥이나 고담스는 작년 11월 사업제안서에 포함된 수익률 보장 조항이나 독점권 요구 조항에 대한 가디언의 질문에는 직접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작년 11월 유엔무역개발기구(UNCTAD)는 '점령된 팔레스타인 지구'(OPT)의 경제 상황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전쟁으로 가자지구의 인프라 등이 대거 파괴되면서 재건에 700억달러 이상이 필요하고 수십 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재건사업에는 엄청난 규모의 운송과 물류가 뒷받침돼야 하므로, 물류 담당 주계약업체는 매우 큰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제안서에 따르면 이런 업체는 예를 들어 인도적 지원 물품을 운송하는 트럭에는 2천달러(약 290만원), 상업용 트럭에는 1만2천달러(약 1천740만원)의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

가디언은 주계약업체가 신속히 업무를 수행한다면 운송 수수료만으로도 연간 17억달러(약 2조4천600억원)의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정부 사업 계약 관련 법률 전문가이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전시조달계약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찰스 티퍼는 "미국 연방정부 계약에서 투입 자본 대비 수익이 3배에 이르는 경우는 전무했다. 200년간 그런 사례가 있은 적이 없다. 25%도 후한 정도로 여겨진다"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계약을 들여다보는 데 3년을 보낸 내게 이번 건은 날강도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국무부 공보담당자는 평화위원회가 구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달이나 계약 절차가 수립되지 않았다며 "비공식적 대화가 있었을 수는 있으나, 이런 모든 것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나 공화당 인사들과 연줄이 있는 기업들이 이처럼 막대한 수익을 기대하고 수주 경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텍사스주 오스틴에 본사를 둔 고담스는 그중에서도 특히 유력한 업체로 꼽힌다.

고담스의 창업자이기도 한 미켈슨 CEO는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에게 상당한 정치자금을 기부한 공화당원으로 정치적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담스는 최근 몇 년간 정부 계약을 수주하면서 급속히 성장했고, 플로리다 남부에 '악어 앨커트래즈'라는 이민자 구금시설 조성 계약도 따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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