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대비해 방공망부터 강화하는 美…"공습 임박은 아냐"
중동 전역 미군기지 등에 사드·패트리엇 증강 배치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이란에 대한 군사 옵션을 검토 중인 미국이 중동 지역 방공망을 대폭 강화하며 이란의 보복 공격 가능성에 대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섰다고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이 이날 항공 추적 데이터와 위성 이미지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최근 요르단·쿠웨이트·바레인·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를 포함한 중동 전역의 미군 주둔 기지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포대와 중·저고도 요격 미사일 시스템인 패트리엇을 추가 배치했다.
미군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동맹국인 이스라엘과 해당 지역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당장 이란 공습이 임박했다는 신호는 아니라고 WSJ에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사한 대(對)이란 군사작전이 이란의 대대적인 보복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이어질 수 있는 반격에 앞서 방공망을 우선 보강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이라도 명령을 내린다면 미군은 즉각 이란에 대한 제한적인 공습을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 지역 방공망 강화의 중요성은 지난해 이란과 이스라엘의 '12일 전쟁' 당시 입증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이스라엘을 지원한 미국은 B-2 폭격기를 동원해 이란 핵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미드나잇 해머' 작전을 수행했고, 이후 이란은 보복 공격으로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에 미사일 14발을 발사했다.
이 중 1발이 실제로 기지에 명중했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인명 피해나 중대한 손상은 없었다고 하지만, 기지 방어막이 일부 뚫렸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군은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해 이번에는 더욱 촘촘하게 방공망을 보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공습을 감행할 경우 이란이 가용한 모든 화력을 동원해 사정권에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 기지를 공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이 예멘 후티 반군이나 시리아 극단주의 세력 등 대리 세력을 동원한 파상공세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를 두고 중동 인근 국가들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때 자국의 영공·영토를 이용하도록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이란의 보복 공격에 따른 불똥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WSJ은 분석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으로 '함대'가 향하고 있다며 향후 이란과의 협상이 좌초될 경우 군사작전을 감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미국은 에이브러햄 링컨호를 앞세운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에 전개하고 미사일 요격 기능을 갖춘 구축함 8척과 최신 공군 전투기들도 중동에 추가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이란을 공격할지, 공격을 결정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타격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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