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새 균형점 찾는 과정…금리, 시장영역으로 이동"
iM증권 보고서 "고금리 만드는 구조적 압력, 일시 아닌 상수"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채권시장은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도 과거와 같은 제로금리나 1% 저금리로 복귀할 수 없으며, 더 높고 더 견고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는 분석이 2일 나왔다.
iM증권의 김명실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고금리를 만드는 구조적 압력은 일시적 악재가 아니라, 향후 10년을 지배할 상수"라며 이같이 짚었다.
김 연구원은 "현재 1980년대 이후 40년간 지속된 채권 강세장(금리 하락기)과 2008년 이후 초저금리 시대가 공식적으로 종료됐음을 목도했다"며 "앞으로도 금리는 '정책'이 아닌 '시장'의 영역으로 이동할 것이며, 이로 인한 핵심 변화는 기간프리미엄(만기가 긴 채권에 추가로 요구되는 금리 수준)의 플러스 전환"이라고 봤다.
또 주요국 중앙은행이 떠난 자리를 재정 적자와 국채 공급이 메우고 투자자들이 장기채권 보유에 대한 정당한 위험 보상을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국채금리의 바닥은 높아졌고, 기울기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장기 국채금리가 내려가지 않는 디커플링은 기간프리미엄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연적 진통"이라고 부연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채권시장이 직면한 고금리 현상은 단순한 경기 과열이나 통화 긴축의 결과가 아니"라며 "수년간 글로벌 저물가?저금리를 지탱해온 원인이 소멸하고 그 자리를 비용과 안보 등의 청구서가 대체하면서 발생한 거시경제의 구조적 변화 과정"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탈세계화와 공급망 재편은 가장 싼 곳에서 생산한다는 경제 논리를 가장 안전한 곳에서 생산한다는 안보 논리로 대체했다"며 "여기에 지정학적 세금과 관세, 안보 비용 등이 더해지며, 전 세계는 더 높은 생산 비용과 인플레이션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로 변환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하는 동안 정부는 경기 대응과 공급망 재편, 패권전쟁을 위해 막대한 돈을 푸는 재정우위 시대를 구축했다"며 "이는 국채 공급 확대로 이어지며 민간의 채권 매수 여력을 압도하고 금리의 하단을 구조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고령화에 따른 노동 감소는 임금 상승 압력을 높이고, 인공지능(AI) 등 대규모 투자수요는 경제 기초 체력인 중립금리의 상향을 유발했다"며 "경제가 균형을 이루기 위한 적정 금리 레벨 자체가 1~2% 레벨업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연구원은 전통적인 분산 투자가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며 안전자산으로서 채권의 매력도가 감소했다고 봤다.
그는 "미국·독일·일본·영국·한국 10년물 국채금리 간 상관계수는 2020년 이전 평균 0.4 수준에서 최근 0.7 이상으로 상승했다"며 "이는 각국의 개별적인 통화정책 차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자금 흐름과 상대금리 구조가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또 "주식과 채권이 같이 움직이는 양의 상관관계로 채권의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가 감소했다"며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한편 금, 디지털자산, 대체자산의 분산투자 활용도는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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