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아파트 청약가점 평균 65.91…2020년 이래 최고

입력 2026-02-01 11:08
지난해 서울 아파트 청약가점 평균 65.91…2020년 이래 최고

상한제 강남 '로또 아파트'에 고득점자 쏠려…84점 만점도 줄이어

"가점 쌓기 경쟁, 부정청약 가능성 키워…정부 단속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평균 청약가점이 2020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공사비와 땅값 상승 등으로 아파트 분양가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당첨은 점점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부정청약 의혹 여파로 청약 가점제에 대한 제도개선의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의 실질적인 단속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일 한국부동산원의 청약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분양된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가점은 65.81점으로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20년 이래 가장 높았다.

서울 아파트 청약가점은 2019년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청약 과열 현상을 빚으며 50점대 중반 수준이던 청약가점 평균이 2020년에 59.97점으로 높아졌다.

이후 집값이 과열된 2021년에는 평균 62.99점까지 치솟았다가 금리 인상 등으로 집값이 급락한 2022년에는 평균 가점이 47.69점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2023년 56.17점, 2024년에는 59.68점으로 상승한 뒤 지난해 들어 평균 65점을 넘은 것이다.

고득점 통장은 특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3구의 일명 '로또 아파트'에 쏠리는 양상이다.

상한제 대상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됨에 따라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지난해 8월 분양한 송파구 신천동 '잠실 르엘'은 전용면적 74.5㎡에 84점짜리 만점 통장 가입자가 청약했고, 지난해 10월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트리니원'에는 전용 84.9㎡ 청약에 만점에서 2점 모자란 82점 짜리 통장이 들어왔다.

두 아파트의 평균 청약가점은 각각 74.81점, 74.88점이었다. 주택형별 최저 가점도 70∼77점에 달한다.

이는 무주택 기간(15년 이상 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5년 이상 17점)에서 최고점을 받더라도 청약자를 제외한 부양가족이 4인(25점) 또는 5인(30점)은 돼야 가능한 점수다.

이번에 '위장 미혼' 의혹을 받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후보자는 배우자가 2024년 7월 서초구 반포동 '원펜타스' 청약에서 기혼이면 부양가족수에서 제외해야 할 장남을 세대 분리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점에 포함했다. 그 결과 5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대 가점인 74점으로 아파트에 당첨됐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강남 아파트는 높은 시세차익이 보장된다는 인식에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달하고, 청약가점 하한도 70점이 넘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며 "부양가족이 없는 젊은 층이나 결혼한 기혼 자녀를 둔 장년층은 가점제 당첨이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수십억원짜리 아파트 청약에 부양가족 수가 많은 장기 무주택자가 몰리는 것을 두고 일부는 청약가점을 높이기 위한 꼼수가 동원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당첨자의 절반 이상(50.97%)이 30대 이하로, 40대(31.03%)나 50대(14.15%)보다 크게 높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라고 업계는 지적한다.

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30대는 무주택 기간이나 부양가족 등 가점 쌓기에서 불리해 주로 생애최초·신혼부부 등 특별공급이나 일부 추첨제에서 당첨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 물량이 절반에 달하지는 않는다"며 "다양한 연령대에서 의심 사례가 나올 수 있는 만큼 부정청약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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