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서도 '30년 고정금리' 주담대 나온다…당국, 연내 도입 추진
금리 변동 리스크·이자 부담 완화…'5년 혼합·주기형' 수준 금리 검토
스트레스 DSR '0' 적용…'총량 관리'로 가계부채 자극 제어할듯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금융당국이 만기 30년의 초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을 연내 도입하는 방안을 곧 발표한다.
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를 제외하면 민간 금융권에서 30년 만기 순수 고정금리 상품이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30년 고정금리 주담대 이달 발표…하반기 상품 출시
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르면 이달 중 민간 금융회사의 초장기 고정금리 상품 출시와 관련한 정책 방향을 발표한다.
만기까지 금리가 바뀌지 않는 30년 순수 고정금리 주담대 도입 등이 주된 내용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상품 출시는 하반기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현재 고정형 주담대로 주로 5년 혼합형(5년 고정+이후 변동금리)이나 주기형(5년 주기로 금리 변경)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차주가 금리 변동 없이 상환 부담을 오랫동안 일정하게 가져갈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며 "실제 시장에서 이용되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설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금리 변동에 따른 차주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가계부채의 질적 수준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고정금리 확대를 유도해왔다.
변동금리 위주의 주담대는 금리 상승기에 차주 이자 부담을 급격히 늘리고, 이는 대출 부실화로 이어져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문제의식에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주담대 잔액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은 작년 말 기준 65.6%, 변동금리 비중은 34.4%로 집계됐다. 불과 5년 전인 2020년만 해도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은 45.5%(변동금리 54.5%)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통계상 고정금리 대출로 잡히는 대부분이 5년 고정금리 적용 이후 변동금리로 바뀌는 혼합형 상품들로 그간 '무늬만 고정금리'라는 비판도 지속돼 왔다.
차주가 금리 불확실성을 줄이려고 고정형 금리를 선택해도 5년 만기 이후 금리 재산정 시 이자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고, 이 경우 고정금리를 택한 이유가 무력화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혼합·주기형 주담대 이외에 30년 순수 고정금리로 소비자 선택권을 온전히 보호한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 경쟁력 있는 금리 관건…5년 혼합·주기형 수준서 정해질 듯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초장기 고정금리 주담대의 금리 수준을 기존 5년 고정형(혼합형·주기형) 상품과 유사한 수준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고정금리를 적용하더라도 금리가 과도하게 높아질 경우 수요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당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5년 혼합·주기형 금리 수준에서 30년 금리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현재 시중금리 수준이 높아 쉽지는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혼합형 금리 상단은 6%대 중반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시중 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25∼6.39%로 집계됐다.
은행권은 금리 수준에 대한 부담과 함께 수요 부족을 이유로 상품 도입에 적극적인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한은행이 지난 2024년 8월 시중은행 최초로 10년 단위로 금리가 변동되는 10년 주기형 주담대를 출시했지만, 금리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평가 등을 받으면서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월 판매액이 수억원 수준에 그쳤다.
차주 입장에서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금리가 '0'이라는 점도 관심사가 될 수 있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대출 금리에 가산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 한도를 산출하는 제도인데, 미래 금리 변동 리스크가 없기 때문에 별도의 스트레스 금리가 붙지 않는다.
금리보다는 한도에 민감한 차주들에게도 상품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금융당국은 대출 총량을 관리하는 가운데 금리 구조를 전환하는 조치인 만큼 대출 급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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