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코스닥 기관 순매수액 역대 첫 10조 돌파…손바뀜 '활활'

입력 2026-02-01 07:15
지난달 코스닥 기관 순매수액 역대 첫 10조 돌파…손바뀜 '활활'

"사실상 개인 ETF 순매수액"…개미들 개별종목은 팔아

"코스닥 3년 주기로 코스피 수익률 웃돌아…최대 1,500까지 상승 가능"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지난달 코스닥지수가 '천스닥'(코스닥 1,000) 시대를 열며 고공행진한 가운데 기관 순매수액이 역대 처음 10조원을 돌파했다.

증권가에서는 기관 매수의 상당 부분이 개인의 코스닥 ETF 매수에서 비롯됐다며, 향후 코스닥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개인 자금 유입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기관은 코스닥 시장에서 10조1천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월간 기관의 코스닥 순매수액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직전 사상 최대 기관 순매수액은 지난 2021년 12월 기록한 1조4천537억원이다. 지난달 순매수액이 무려 7배가량 많다.

일별로 보면 기관은 지난달 23일 이후 30일까지 6거래일 연속 '사자'를 나타냈다.

지난달 26일 2조6천억원 담으며 역대 최대 순매수에 나선 뒤 매일 1조∼2조원대 '사자'를 이어갔다.

순매수한 기관을 세부적으로 보면 금융투자가 10조9천15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연기금 등은 1천430억원어치 담았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개인의 코스닥 상장지수펀드(ETF) 순매수액이 늘면서 '금융투자' 순매수액이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개인이 ETF를 매수하면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들이 설정·환매 과정에서 기초 지수 구성 종목을 시장에서 사들이는데, 이 물량이 금융투자 매수로 집계됐다는 것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금융투자의 순매수는 기관의 자발적 액티브 매수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의 ETF 순매수에 따른 설정 자금이 현물 시장에서 금융투자 매수로 집계되는 구조적 특성이 함께 반영된다"며 "금융투자의 순매수세가 지속되는 흐름은 개인 자금이 ETF를 통해 우회적으로 시장에 유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4년여 만에 '천스닥 시대'가 다시 열린 지난달 26일 개인은 코스닥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스닥150 상장지수펀드(ETF)'를 5천952억원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로 담았다.

코스닥 ETF 수익률이 치솟자 관련 레버리지형 ETF를 사기 위해 거쳐야 하는 사전교육 사이트가 한때 마비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개인의 이례적인 ETF 폭풍 쇼핑은 정부의 정책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오는 6월 공개되는 국민성장펀드가 코스닥지수를 주요 벤치마크(BM)로 활용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매수세가 몰리는 분위기다.

다만 코스닥 ETF를 쓸어 담은 개인은 코스닥 개별 종목은 대거 파는 흐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의 코스닥 시장 순매도액은 9조2천67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차전지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에 나섰다.

지난달 개인이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에코프로[086520]로 1조1천350억원어치 팔았으며, 에코프로비엠[247540]도 7천650억원 팔며 두 번째로 많이 순매도했다.

개인이 코스닥 개별종목을 팔고, ETF는 대거 담은 가운데 증시 '손바뀜'은 2년 만에 가장 활발한 상태다.

지난달 코스닥 시장의 상장주식 회전율은 46.96%로 2024년 1월(50.71%)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정부 정책 기대감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코스닥지수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나정환 연구원은 "시장이 정책 기대와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과열 국면에 진입할 경우, 코스닥은 올해 최대 1,500포인트까지도 상승할 여지가 존재한다"며 "코스닥지수 상승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코스닥150 추종 ETF 순매수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3년 주기로 코스닥150지수 수익률이 코스피를 웃돈 점도 올해 코스닥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IBK투자증권이 지난 2010년 이후 코스닥150지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4년, 2017년, 2020년, 2023년 등 3년을 주기로 코스닥150지수 수익률이 코스피를 웃돌았다.

최근 2년간 코스닥150지수가 코스피 수익률을 밑돈 만큼, 3년 차가 되는 올해는 코스닥150지수 수익률이 코스피를 웃돌 것이라는 게 IBK투자증권 설명이다.

다만 개별 종목 투자 시에는 실적과 대장주의 코스닥 이탈 등을 고려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기대감으로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팽창한 이후에는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돼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며 "정보 비대칭성이 큰 코스닥시장에서 실적 가시성이 확보된 테마를 선별해야 한다. 콘텐츠, 바이오, 바이오 등이 실적 기대감이 높은 테마"라고 밝혔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예정된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 상장은 코스닥150지수 내 비중 리밸런싱(재조정)을 야기할 전망"이라며 "이는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에 은총으로 작용할 것이며, 지수 내 비중이 높은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HLB[028300], 삼천당제약 등에 대한 패시브 매수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mylu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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