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추산" 삼성생명 유배당계약자 몫 '보험부채 0원' 공시 논란
"'삼전 주식 처분 계획 없어서 0원'은 IFRS17 논리로 성립 안 돼"
"유배당 계약자 부채 없는 것으로 오해…원가 구조와 손익 등 별도 공개해야"
(서울=연합뉴스) 강수련 기자 = 삼성생명[032830]이 유배당 보험계약과 관련한 회계처리를 정상화하면서 유배당 보험 계약자 몫을 모두 자본으로 분류하고 보험부채는 0원이라고 공시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보험부채가 없다고 공시하더라도 그와 관련해 설명을 충실히 하거나 유배당 보험의 손익 구조를 밝히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손혁 계명대 회계세무학과 교수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일탈 원복 이후 보험회사 IFRS17 적용공시 미래와 방향' 토론회에서 "유배당보험계약에서 보험부채(BEL)가 0으로 산출되는 결론은 회계기준 IFRS17의 논리상 성립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현정 의원실과 한국국제회계학회, 경제민주주의21이 공동 주최했다.
손 교수는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평가액은 약 90조원이고 이중 유배당 보험계약자 몫은 약 30조원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1980∼90년대 유배당 보험 상품을 판매하며 가입자들이 낸 돈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8.51% 매수했다.
이중 유배당 보험계약자의 몫은 '계약자지분조정'이라는 항목에 넣어서 별도 부채로 관리해왔다.
금융당국은 IFRS17 도입 후에도 이 방식을 유지하도록, 즉 '일탈회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작년 말 금융당국이 '일탈회계' 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2025년 결산보고서부터는 '계약자지분조정' 항목이 없어지게됐다.
전문가들은 삼성생명이 계약자지분조정 항목에 있던 유배당 계약자 몫을 보험부채가 아니라 자본으로 분류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할 계획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보험부채 금액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를 두고 손 교수는 "처분 계획이 없다는 것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하는 과정에 삼성생명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과 관련해서 지분 10%를 넘기지 않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팔았고, 앞으로도 삼성생명법이 통과되면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냐는 것이다.
손 교수는 또 삼성생명이 유배당 계약자 몫을 모두 자본으로 처리하고 보험부채 '0원'으로 공시하더라도 그 근거를 충실히 공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해관계자나 주주 입장에서 보험부채를 단순히 0원이라 공시하는 것은 또 다른 분식 회계 리스크"라며 "최선 추정 부채를 어떻게 측정할지, 금액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계산할지 등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IFRS17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미래 현금 흐름을 반영해 현재의 '최선추정부채'를 재무제표에 표기해야 한다.
곽영민 울산대 교수도 "'매각 계획 부재'라는 단편적 시나리오만 가지고 부채로 분류할 의무가 없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며 "보험부채를 0으로 공시한다면 정보를 명확히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보험부채를 0으로 표기했다고 해서 실제로 보험부채가 없다는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유배당 보험과 관련한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병오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전무는 "'부채가 0원'이란 표현은 진실을 호도하는 용어"라며 "진짜 유배당 보험부채가 0원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유배당 보험 관련 결손과 향후 보험사에 미치는 부담, 원가 구조 등을 보여주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성종 한경국립대 교수는 "계약자 권리는 법적 권리이므로 회계상 부채 인식 여부와 반드시 일치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회계 의무와 잠재 조건부 권리를 공시에서 동일하게 다루면 정보 이용자에게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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