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株 시가총액 이달 들어 60조원 '쑥'…상승세 이어질까
이차전지 지수 23%↑…에코프로비엠 코스닥 시총 1위 탈환
"로봇시장 내 이차전지 수요 아직 적어"…"실적 모멘텀 주시해야"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최근 이차전지주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 10개 이차전지 기업의 시가총액이 새해 들어 60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주요 10개 이차전지 기업의 시가총액 총합은 282조9천610억원으로 지난해 말(224조1천750억원) 대비 58조7천860억원 늘었다.
10개 기업은 각각 LG에너지솔루션[373220], POSCO홀딩스[005490], 삼성SDI[006400], LG화학[051910], 포스코퓨처엠[003670], 에코프로비엠[247540], 에코프로[086520], SK이노베이션[096770], 에코프로머티[450080], SKC[011790]다.
해당 종목들로 구성된 KRX 2차전지 톱(TOP)10 지수는 이달 들어 23% 급등했다.
로봇용 배터리 수요 증가로 이차전지주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가가 고공행진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 로봇이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안회수 DB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구동 환경에서는 전고체 배터리의 저온 성능, 황화리튬 가격 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양산을 위해 최소 2030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그러나 로봇은 이 문제들을 비교적 감당할 수 있는 환경이라 전고체 배터리 적용을 2027∼2028년으로 앞당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추운 겨울에도 주행해야 하는 전기차와 달리 로봇은 주로 실내에서 활용해 저온 성능 문제의 허용치가 낮아지고, 로봇용 배터리는 저용량인 데다 전체 가격 내 비중이 작아 비싼 소재를 감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최근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점도 코스닥 이차전지주에 대한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에코프로비엠은 한때 13% 넘게 급등해 바이오 대장주 알테오젠[196170]을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이 코스닥 시총 1위로 올라선 건 지난 2024년 10월 2일 이후 약 1년 4개월 만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향후 이차전지 기업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회의론이 나온다.
로봇에 쓰이는 이차전지 수요 규모가 미미해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이끌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정경희 LS증권[078020] 연구원은 "로봇 1대당 평균 이차전지 탑재 규모를 보면 수요 비중이 가장 높은 가정·개인용 서비스형 로봇은 단위당 0.05∼0.1KWh(킬로와트시)로 낮고, 산업용 로봇은 공장에서 유선으로 사용하는 상황이라 이차전지가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2030년 로봇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차전지 수요는 약 12.8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는 2030년 전체 이차전지 수요의 0.46% 수준"이라며 "유의미한 신규 수요처로 보기 아직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가 종료되는 등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친환경차 배척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어 미국향 판매량 개선이 어려운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이차전지 업종 내에서 실적 등을 고려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코스닥 부흥 정책으로 인한 단기적인 수급 수혜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이나 밸류에이션(평가가치)과 무관하게 시가총액 상위주로 쏠림이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분기 실적 기준 바닥을 통과하고 있어 중장기 관점 밸류에이션 룸(공간)이 확보될 수 있는 업체, 북미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섹터 내 주요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의 선제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산업은 로보틱스, 우주항공 등 미래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 관점에서 시장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이슈 체크가 필요하다"며 "특히 리딩(선도) 기업과의 협업 및 시너지 구조가 수혜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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