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1위" "2월 양산"…'HBM4' 놓고 삼성·SK하이닉스 정면승부

입력 2026-01-29 12:43
수정 2026-01-29 13:51
"우리가 1위" "2월 양산"…'HBM4' 놓고 삼성·SK하이닉스 정면승부

같은 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SK하이닉스 '시장 주도권' 강조

출하 일정까지 공개…삼성전자, HBM4서 판도 전환 자신감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HBM4'를 놓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정면 승부에 나섰다.

29일 진행된 실적발표에서는 'HBM 시장 1위' 수성을 자신한 SK하이닉스와 HBM4를 기점으로 판도 전환을 노리는 삼성전자 간 신경전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5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같은 날 진행하면서, 업계에선 올해 반도체 산업의 최대 격전지로 평가받는 HBM4를 둘러싼 양사의 전략에 관심이 쏠렸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한 시간 먼저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HBM4 역시 HBM3(4세대)나 HBM3E(5세대)와 마찬가지로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미 SK하이닉스는 주류 제품인 HBM3E(5세대)를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 고객사에 공급하며 시장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HBM 매출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한 영향으로, 매출 97조1천467억원, 영업이익 47조2천63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HBM4에서도 기술 우위와 양산 경험,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SK하이닉스는 "당사는 HBM2E(3세대) 시절부터 고객, 인프라 파트너사와 원팀으로 확보해 HBM 시장을 개척해 온 선두 주자"라며 "단순히 기술이 앞선 수준을 넘어서 그동안 쌓아온 양산 경험과 품질에 대한 고객 신뢰는 단기간에 추월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HBM4에서도 고객사와 인프라 파트너사들의 SK하이닉스 제품 선호도와 기대 수준이 높고 당사 제품 최우선으로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HBM4에 6세대 10나노급 D램(1c) 공정과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기반 베이스 다이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한 점을 의식한 발언도 내놨다.

이 같은 기술을 활용한 삼성전자의 HBM4는 내부 기술 평가에서 11.7Gbps(초당 11.7기가비트) 수준의 업계 최고 성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TSMC의 12나노 베이스 다이에 5세대 10나노급 D램(1b) 공정을 활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제품에 적용 중인 1b 공정 기반으로도 고객 요구 성능을 구현했다는 점은 매우 큰 성과"라며 "독자 패키징 기술인 어드밴스드 MR-MUF로 HBM3E 수준의 수율을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가 HBM4를 통해 점유율 회복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도, 자사의 시장 리더십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생산력 극대화에도 불구하고 고객 수요를 100% 충족하기 어려워 일부 경쟁사(삼성전자)의 진입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성능과 양산성, 품질 기반으로 한 SK하이닉스의 리더십과 주도적 공급사 지위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HBM4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4%, 삼성전자 28%, 마이크론 18%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고객과 협의한 일정에 맞춰 계획대로 양산을 진행 중이라고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한 이후 엔비디아에 대량의 유상 샘플을 공급해 왔으며, 조만간 최종품 양산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올해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 등에 사용할 HBM4 물량 중 약 3분의 2를 SK하이닉스에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그동안 HBM 시장에서 고전하며 관련 언급을 최소화해왔던 삼성전자는 HBM4의 기술 경쟁력과 양산 일정, 고객사 평가 상황까지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HBM4) 개발 착수 단계에서부터 제덱(JEDEC) 기준을 상회하는 성능 목표를 설정했고, 주요 고객사들의 요구 성능이 높아졌음에도 재설계 없이 작년에 샘플을 공급한 이후 순조롭게 고객 평가를 진행해 현재 퀄(품질) 테스트 완료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 HBM4는 고객들로부터 차별화된 성능 경쟁력을 확보하였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며 "이미 정상적으로 HBM4 제품 양산 투입과 생산이 진행 중이며, 주요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오는 2월부터 최상위 제품(11.7Gbps)을 포함한 HBM4 양산 출하가 예정돼 있다"고 공개했다.

차세대 제품 로드맵도 함께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HBM4E(7세대)의 경우 올해 중반 스탠다드 제품으로 먼저 고객사 샘플링 예정이고, HBM4E 코어다이 기반의 커스텀(맞춤형) HBM 제품도 하반기 고객 일정에 맞춰 웨이퍼(반도체 원판) 초도 투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차세대 적층 기술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커퍼 본딩 기술에 대해서는 "작년 4분기 HBM4 기반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전달하며 기술 협의를 시작했다"며 "HBM4E에서 일부 사업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HBM 판매 전망과 관련해서는 "현재 준비된 캐파(생산능력)에 대해서는 고객들로부터 전량 구매주문(PO) 확보를 완료했으며, 올해 당사 HBM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요 고객사들의 HBM 수요는 삼성전자의 공급 규모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들은 내년 및 그 이후 물량에 대해서도 공급 협의를 조기에 확정하길 희망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HBM3E에 대한 수요 대응력을 높여가는 한편, HBM4·HBM4E를 위한 1c 나노 캐파 확보에 필요한 투자도 적극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지난해 4분기 HBM 판매 확대, 범용 D램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전사 영업이익(20조1천억원) 가운데 약 80%(16조4천억원)를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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