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공격 준비됐나…중동지역 군사자산 뚜렷한 증강

입력 2026-01-29 10:12
수정 2026-01-29 17:16
美, 이란 공격 준비됐나…중동지역 군사자산 뚜렷한 증강

전투기·공중급유기에 정찰기·드론도…"조만간 타격 가능성"

BBC "이란 정권 핵심부 직접 겨냥할 수도…트럼프, 외교도 열어둬"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최근 몇주 사이 중동 내 미군 병력과 군사 자산이 뚜렷하게 증강되면서 미국이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 공격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초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이 한창인 이란 국민들을 향해 "도움이 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이후 미국이 실제 군사 작전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BBC 방송은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성 발언과 중동 내 군사 움직임을 분석해 미국이 또다시 대이란 군사 작전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을 집중 조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핵 프로그램 제한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다음 공격은 훨씬 더 강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군이 베네수엘라를 급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사실을 언급하며 "대규모 함대가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이란 간 '12일 전쟁' 당시 '미드나잇 해머' 작전을 통해 B-2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 벙커버스터 정밀 유도 폭탄으로 이란 핵시설을 타격하며 군사 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현재 중동 지역에는 약 5만 명의 미군이 주둔 중이다. 특히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는 1만여 명의 병력이 배치돼 있다.

최근 공개출처정보(OSINT) 분석에 따르면 알우데이드 기지 외곽에 새로운 구조물이 들어서고 방공망이 확충된 정황이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됐다. 지난해 미군의 이란 타격 후 이란이 감행했던 것과 같은 미사일 보복 공격에 대비해 미군이 방어 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 국방부는 병력 이동에 대한 상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팩트체크 탐사보도팀인 'BBC 베리파이'는 F-15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등을 추적해 이들 군사자산이 중동에 도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BBC는 전했다.

또한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서는 이란 영공 인근에서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와 각종 드론의 활동이 관측됐다. 영국 역시 지역 안보 강화를 명분으로 타이푼 전투기 비행대대를 파견한 상태다.

미 공군은 현재 중동 지역에서 전력을 전개·분산·유지하는 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훈련을 실시 중이다.

선박·항공기 추적 전문가인 스테판 왓킨스는 지난해 '미드나잇 해머' 작전 당시 미군이 동원했던 RC-135, E-11A, E-3G 등 조기경보 및 정찰 자산들이 속속 중동에 도착하고 있다며 이는 "타격이 머지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상 전력의 증강도 눈에 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던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방향을 틀어 걸프 해역으로 이동했다. 항공모함 전단은 미국 군사력의 상징으로, 링컨호 항공모함 전단은 적 레이더를 피할 수 있는 최신형 F-35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해 약 70대의 함재기를 운용한다.

또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구축함 3척과 핵 추진 잠수함까지 동행하고 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매튜 사빌 군사과학 이사는 "현재의 전력 태세로 볼 때 미국은 가장 깊숙이 매설된 시설을 제외하고는 이란 내 거의 모든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빌 이사는 미국의 타격 목표로 탄도미사일 시설이나 해안 미사일 포대를 꼽으며, 이는 이란 정권의 보복 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지휘부나 시위 진압을 주도하는 민병대 등 정권 핵심부를 직접 겨냥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란 지도부를 '참수'하는 작전은 훨씬 더 어렵고 위험할 수 있다. 이란은 지난해 '12일 전쟁' 이후 고위 인사들에 대한 경호를 대폭 강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BBC는 전했다.

사빌 이사는 "현재 이란 정권이 최후를 맞이하는 과정을 목격하고 있을 수 있지만, 그 과정은 수개월 혹은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 제한에 합의할 경우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런 가운데 이란 정부는 이날 미국을 향해 "침략에 강력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핵 협상에 열려있다는 뜻을 표명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12일 전쟁에서 얻은 소중한 교훈 덕에 우리는 더 강력하고 신속하며 심도 있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면서도 "동시에 이란은 언제나 상호 이익이 되고 공정하며 평등한 핵 협상을 환영해 왔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사망했다고 지난 21일 확인한 이들은 3천117명이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 23일 기준으로 확인된 사망자가 5천여명이고 추가로 1만7천여명을 숨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산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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